SK 전희철 감독과 김선형, 워니가 말하는 '플로터'

SK 김선형. KBL 제공
SK 김선형의 장기는 스피드를 활용한 림어택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는 떨어지기 마련.
 
김선형은 새 무기 플로터와 함께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플로터 장착 후 패스까지 수월해졌다. 정규리그 어시스트 1위와 함께 MVP도 거머쥐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성적은 22점 12어시스트. 플로터의 힘을 유감 없이 발휘된 1차전이었다.

SK는 25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원정 1차전에서 KGC를 77대69로 격파했다.

김선형은 플로터만 7개를 성공했다. 22점 중 6점(3점슛 2개)을 제외한 16점 중 14점을 플로터로 기록했다. KGC가 조금이라도 도움 수비를 들어오면 빈 동료에게 패스를 건넸다. 골밑의 최부경, 그리고 외곽 킥아웃 패스까지 완벽했다.

SK 전희철 감독은 "플로터가 좋아지면서 어시스트가 더 많아졌다. 레이업을 들어가려면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플로터는 한 타이밍을 뺏고, 리듬을 찾는다. 순간 타이밍을 죽이면서 패스도 하고, 슛도 쏠 수 있다"면서 "패스 길에 눈을 뜨다보니 플로터는 자연스럽게 나온다. 스피드로 들어가 레이업을 쏘면 패스가 나오기 쉽지 않다. 지금은 빅맨 스크린을 이용해 템포를 뺏는다. 그러면서 플로터 빈도가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선형 역시 "확실히 레이업은 상대 센터가 제 자리에서 찍는다. 플로터는 센터가 앞으로 나와야 한다. 나오면 (최)부경에게 바운드 패스를 주니 상대 센터가 헷갈린다. 조금이라도 자기 수비에게 안 주려고 하면 플로터를 쏘고, 견제하려고 나오면 바운드 패스가 들어간다. 재미있다"면서 "나중에는 바운드 패스가 계속 들어가니 반대편 슈터 수비가 안쪽으로 들어와서 킥아웃 패스도 됐다. 그 때마다 맞춰서 하는 플레이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플로터 장착과 함께 체력적인 부담도 덜었다. 스피드를 활용한 림어택보다 동료의 스크린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김선형은 1차전에서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37분9초를 뛰었다.

김선형은 "체력적으로 데미지가 있지 않았다. 그래서 플로터를 많이 쏜다. 림어택을 계속하면 속공 때도 그렇고 체력 소모가 크다. 플로터는 중간에 스크린을 이용해서 한 번에 들어가기에 체력 소모가 덜하다"면서 "렌즈 아반도와 박지훈이 내 수비쪽을 공략한다고 해도 그 정도는 체력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로터 장인 자밀 워니도 "김선형의 장점이다. 림으로 붙이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쉬운 슛일 수 있다. 김선형의 플로터가 발전하는 것을 봐왔다. 좋은 슛이다"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은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을 '김선형과 워니의 몰빵 농구'라고 선언했다. 최준용의 부상 결장으로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KGC에 밀린다. 확실한 무기에서 나오는 득점, 그리고 파생되는 득점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술이다.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있는 플로터였다.

김선형은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쐈다. 공격할 때 더 우리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전술을 썼다. 안 들어가면 바로 공격권을 내주는 상황이라 플로터를 쏠 때 조금 더 집중했다"면서 "첫 번째, 두 번째 플로터가 잘 들어가서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SK는 김선형과 워니의 플로터로 KGC를 폭격했다. 김선형이 22점, 워니가 23점을 넣었다.

전희철 감독은 "둘이서 상대를 계속 맥 빠지게 해서 괜찮다. 둘이 계속 플로터만 쏘니 상대는 얼마나 맥이 빠지겠냐"면서 "김선형과 워니를 어떻게 막냐는 질문도 있었다. 알아도 말은 못하지만, 솔직히 플로터를 던지면 못 막는다. 상대는 맥이 빠지고, 우리 사기는 올라간다. 물론 절대 주문하지는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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