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하한가' 공포 지속…금융당국, 주가 조작 여부 조사

6개 종목 2거래일 연속 하한가
주가조작 의혹도…금융당국 조사
빚투로 과열된 주가에 '경고등'

25일 오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추락했던 종목들이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삼천리(-29.99%)‧대성홀딩스(-29.97%)‧서울가스(-29.92%)‧세방(-29.85%)‧선광(-29.98%)‧다우데이타(-30.00%) 등 6개 종목 주가는 25일에도 하한가로 마감했다. 다올투자증권(-9.92%)과 하림지주(-13.13%) 주가 역시 낙폭이 컸다.
 
이들 종목 모두 SG증권 창구의 대량 매물 출회 여파로 전날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 일각에선 SG증권과 계약을 맺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와 관련된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CFD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증거금 40%로 2.5배의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다. 실제 이들 종목은 대부분 과도한 차입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특정 종목 급락 사태가 주가 조작 세력과 연관됐다는 의혹도 제기돼 금융당국의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논란의 종목 다수의 주가는 작년 하반기 급등하거나 그 이전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당국 관계자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기 하한가 기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8포인트(1.37%) 하락한 2489.0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6.52포인트(1.93%) 급락한 838.71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레버리지 투자가 몰리면서 실제 가치 대비 부풀려진 종목의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연속 하한가 종목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시장 대비 신용융자잔고율과 공여율이 과도한 수준이었다"며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주가가 과열 흐름을 보인다고 지목된 2차 전지주들의 급락도 약세장 형성에 일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오전 임원회의에서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2차 전지 등 미래 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 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며 테마주 투자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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