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해당 OTT를 통해 소개된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톱10 가운데 한국 작품은 모두 4편이다. △'오징어 게임'(1위) △'지금 우리 학교는'(4위) △'더 글로리'(5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7위)가 그 면면이다.
특히나 여전히 깨지지 않는 넷플릭스 역대 1위 흥행작 '오징어 게임'이 거둬들인 열매는 놀랍다.
지난 2021년 9월 17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이 작품은 모두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올랐다. 공개 뒤 4주 동안에는 전 세계 약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이로써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구독 가구가 시청한 콘텐츠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은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향한 촌철살인 비판을 담은 우화로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 뛰어난 작품성은 지난해 비영어권 콘텐츠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 수상 역사를 쓴 데서도 확인된다.
K콘텐츠 저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더 글로리'는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 5위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 측은 "2023년 현재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 60%가량이 한국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고 있다"며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예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우학' 나의 첫 K드라마" "'더 글로리' 시작, 얼른 끝내고파"
미국 넷플릭스는 지난달 자사 인스타그램 계정에 "친구들 사이 드라마는 금지. 한국 드라마만 빼고"(No drama allowed in the friend group. Only K-Drama)라는 포스팅을 올렸다. 해당 포스팅은 하루 만에 6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한국 드라마를 접한 전 세계 시청자들 후기·추천 댓글도 쏟아졌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내가 처음으로 시청한 K드라마. 그리고 여전히 마음 속 No.1" "이번 주에 '더 글로리'를 시작했는데 얼른 끝내고 싶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꼭 봐줘!" 등등.
미국 중심부에 자주 등장하는 K콘텐츠 옥외 광고도 눈길을 끈다. 과거 '킹덤' 시즌2와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옥외 광고는 각각 할리우드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등장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흥행할 당시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기억하십시오. 빨간 불은 멈추라는 뜻입니다"라는 문구로 할리우드에서 광고를 진행했다.
"1인치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첫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남긴 말이다. '1인치 장벽'(자막)을 지닌 비영어권 콘텐츠에 대한 영미권의 배타성을 꼬집은 것이다. 결국 K콘텐츠 미래는 이 장벽 너머에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자막과 더빙은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데 남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태국어 등 최대 33개 언어 더빙·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더빙·자막 작업을 위한 별도 팀을 운영하는 덕이다.
넷플릭스 측은 "(더빙·자막을 위한) 현지화 작업은 작품·등장인물 성격과 배경, 말투 등을 분석하고, 이를 체계화한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라인'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단순 번역과 차별화된다"며 "이후 가이드라인을 전 세계 각지 파트너사에 공유해 현지화에 대한 토론을 거치고, 초벌작업에 대한 상호 피드백 교환과 잇따른 수정으로 실제 스트리밍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현지화 작업에 따라 지난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전 세계 회원들 시청 시간이 2019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