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만원을 빼앗으려고 자신에게 머물 곳을 내어준 지인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울산제1형사부(재판장 손철우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원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1월 울산 남구의 B씨 집에서 수면제 성분이 든 양주를 B씨에게 먹이고, 이불을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살해 후 A씨는 B씨가 화재로 숨진 것처럼 꾸미기 위해 방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A씨는 사기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뒤 가족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게 되자 B씨의 집에 수시로 머물렀다.
A씨는 사기범죄 전력이 있는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해주는 B씨와 친한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중 A씨는 B씨의 통장에 193만원이 있는 것을 알게 됐고, 휴대전화 요금 납부와 생활비로 쓰기 위해 이 돈을 여자친구 계좌로 빼돌렸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씨는 돈을 돌려줄테니 술을 같이 마시자고 속여 범행을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출소한지 40여일 만에 훔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사람을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까지 질렀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소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가볍게 여기는 반인륜적 행태를 보였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끝까지 죄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는데 급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