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정복'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후들거렸지만 상쾌"

스카이런 참가자의 모습. 롯데물산 제공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2일 '2023 스카이런'이 열렸다.

스카이런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최상층 전망대가 위치한 123층까지 2917개의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로, 4년 만에 마스크 없이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인 2천여 명이 참가해 북적였다. 롯데물산이 롯데온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5분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였다.

지난해 대회에서 어머니가 완주한 것을 보고 자신도 해보고 싶었다는 권효재(8) 군은 올해 아버지와 같이 최상층을 정복했다. 권 군은 "안 힘들었다"고 씩씩하게 말하며, "성공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권 군의 아버지 권용현씨도 "가족과 좋은 추억이 된 것 같고, 내년에는 아이 엄마까지 다같이 또 참가해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찾아왔다는 주봉석(32)씨는 상위권 기록인 31분 만에 123층을 주파했다. 주 씨는 "100층을 넘어가니 다리가 조금 후들거리기는 했는데, 최상층을 오르니 정말 상쾌했다"고 말했다.

대회는 기록을 겨루는 '경쟁 부문'과 완주에 목표를 두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경쟁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쟁부문 남자부 1등은 19분 46초를 기록한 김창현(24)씨가, 여자부 1등은 24분 38초를 정혜란(30)씨가 차지했는데, 두 사람 모두 마라톤 동호회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체력을 기른 것을 입상 비결로 꼽았다.

참가자들이 출발 준비를 하는 모습. 황영찬 기자

평소에 체력 단련이 부족한 경우에도 중간중간 마련된 휴식 공간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완주가 가능한 구조다. 기자 본인도 직접 123층을 올라갔는데, 10개층 가량을 연속으로 오르면 숨이 가빠졌다. 하지만 22층·40층·60층·83층·102층 등 롯데월드타워의 피난안전구역 5개 층에 도달하면 수분을 보충하고 앉거나 누워 쉴 수 있어 페이스 조절이 가능했다.

특히, 3개 층마다 안전관리요원이 배치돼 있는데, 이들은 참가자들의 체력 상태를 확인하는 동시에, 참가자들이 '그냥 포기할까'라는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얼마 안 남았다" 등 독려하는 역할도 맡았다. 박수와 환호로 응원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맥없이 포기하기도 민망해지고, 한걸음 더 내딛게 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롯데물산 제공

끝내 123층 정상 등반에 성공하면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에서 서울 시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완주한 참가자들에게는 메달이 수여됐고, 체력 보충을 위한 간식과 음료가 담긴 '완주 KIT'도 제공됐다.

한편, 스카이런 참가자들이 낸 참가비는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의원에 참가자 개인 명의로 전액 기부된다. 기부금은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아들의 재활치료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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