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민간항공사 에어인디아의 한 기장이 비행 도중 조종석으로 승객인 여자 친구를 부르는 등 안전 규정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돼 항공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발 인도 뉴델리행 에어인디아 여객기 기내에서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 기장은 승객 탑승이 완료되자 이코노미석에 타고 있던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좌석 승급 혜택을 주려 했다.
이 기장은 한 승무원에게 "이코노미석에 매우 사랑스러운 내 친구가 타고 있는데 비즈니스석으로 승급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석이 다 찼다는 답이 돌아오자 기장은 그의 여자친구를 조종석으로 불렀다.
이후 기장은 "조종석이 거실처럼 따뜻하고 안락해야 한다"며 승무원에게 술과 비즈니스석 음식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이에 승무원은 조종석에 술을 제공할 수 없다고 거부했으며, 기장은 해당 승무원에게 무례하고 성 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의 여자친구는 조종석의 보조 좌석에 앉아 1시간가량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기장의 지시를 거부한 해당 승무원이 에어인디아와 인도민간항공국(DGCA) 측에 관련 내용을 알리면서 공개됐다.
DGCA는 곧바로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전날 해당 항공기 승무원들을 불러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에어인디아 측도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승객 안전 관련 문제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민간항공사의 각종 규정 위반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파이스제트 항공사 조종사가 비행 중 안전 지침을 어기고 조종석 레버 옆에 뚜껑 열린 커피 컵을 세워뒀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 '고 퍼스트'의 한 여객기는 지난 1월 벵갈루루 공항에서 활주로에 대기하던 승객 55명을 태우지 않은 채 이륙해 벌금을 부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