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한국교회 민주화운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남산 부활절연합예배 50주년 기념예배가 오늘(21일)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을 비롯해 40개 사회선교 기관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해학 주민교회 원로목사는 설교에서 "1973년4월 22일은 유신 독재정권 아래 교계 보수와 진보가 하나돼 처음으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 날"이라며, "모두를 살리는 성령의 바람은 앞으로도 불어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당시 남산 부활절연합예배는 군부독재 정권 시절 부활의 아침을 알리는 사건이자 그리스도인들이 불의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1973년 4월 22일 남산 부활절연합예배는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6만 여 명의 성도들이 운집했으며, 당시 교계 진보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대한기독교연합회(DCC)가 함께 한 최초의 부활절 연합예배로 기록되고 있다.
박정희 유신정권은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를 '내란음모'의 장으로 몰아세웠고, 박형규, 권호경 목사 등 다수의 교계 인사들과 학생들을 검거하면서 한국교회가 민주화운동을 앞장서는 계기가 됐다.
당시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학생대표이사였던 정명기 목사는 "부활절예배 사건으로 약 한달동안 유치장 생활을 했었다"며, "박형규 목사와 권호경 전도사 등의 구속사건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한 개신교계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회상했다.
이어 "재판이 열릴 때마다 법원 근처인 정동제일교회 젠센기념관에 모여 기도회를 가졌고, 이 기도회가 훗날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리게 된 구속자를 위한 목요기도회의 전신이 됐다고 할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가 김정남 선생은 "수사기관이 남산 야외음악당 부활절 예배를 내란음모죄로 몰아간 것은 개신교회로 하여금 유신체제의 껍질을 벗기고 본질을 폭로하며 불의한 권력에 맞서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50주년 기념 예배에서는 불의한 권력을 향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냈던 교회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출신 서창석 집사(1973년 KSCF부회장)는 "50년 전 유신 독재정권의 억압에 맞서 신앙고백의 결단을 내렸던 한국교회가 지금은 무능하고 불의한 정권을 비호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