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尹, 미국에 아부하기 위해 대중관계를…"

글로벌타임즈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인터뷰를 둘러싸고 한중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관영매체가 '굴욕외교' 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하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언급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에 아부하기 위한 충성의 징표로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정부의 대미 '굴욕 외교'에 대한 국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즈는 분석가들의 의견이라며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에서 종속적인 위치에 있고, 그들의 관계의 불평등은 최근의 몇몇 사건들을 통해 완전히 드러났다"면서 "이것은 한국이 겸손하게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추구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의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한 도청 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 문제로 5개월만에 30% 이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의 지지율, 그리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제3자 배상안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 등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논란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도록 한국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며, 이는 안보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하며 "윤 장관의 미국 방문은 불평등한 동맹 때문에 실용적인 결과를 낳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외교적 쏠림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비난만 거세지고 있다.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한국을 희생시킬 준비가 돼 있다"면서 최근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중국 관영매체의 이같은 노골적인 비판은 지난 19일 공개된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내용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다음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중국 측은 이례적으로 타국 정상에 대해 무례한 표현까지 동원해가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친강 외교부장이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외교사령탑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이나 관영매체의 보도 모두 최고위층의 통제하에 메시지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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