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사라진 프로포폴 40병 행방…범인은 간호사였다

지인 주민번호 이용해 4년간 수면제 6600여 정 구입하기도

스마트이미지 제공

프로포폴에 중독돼 심야 병원 문까지 부수고 들어가 프로포폴을 훔쳐 나오고, 지인 명의로 수면제 6600여 정을 구입해 투약한 간호사에게 "치료 필요성이 크다"며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한윤옥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약물중독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110만원 상당을 추징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낮 울산의 한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은 후 휴식하던 중 회복실 냉장고에 있던 프로포폴 앰풀 20개를 발견하고 우산 안에 몰래 숨겨 나왔다.

이튿날에는 해당 병원이 휴무로 문을 닫자, 자동문을 강제로 열어 프로포폴 앰풀 10개를 또 훔쳐 나왔다.

A씨는 한 달여 후 심야에 또 다른 병원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프로포폴 5병을 들고나오려다가 보안요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같은 해 12월에는 병원 화장실 창문을 넘어 들어가 프로포폴 10병과 주사기 등을 훔쳐 투약했다.

A씨는 지인들 명의를 무단 도용해 수면제 수천 정을 타낸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울산의 한 병원에서 평소 외우고 있던 지인 9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제시해 처방전을 받은 후 약국에 제출해 수면제 총 6625정을 구입해 투약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를 복용해왔는데, 자신 명의로는 더 이상 처방받을 수 없게 되자 이처럼 범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면증으로 향정신성의약품에 의존하게 되면서 범행한 점, 정서 장애를 앓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수감 생활보다 치료 필요성이 크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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