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 지역 사냥대회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야생 고양이 많이 잡기 부문이 신설됐다가 동물복지단체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일 영국 BBC에 따르면 '노스캔터베리 사냥대회(The North Canterbury Hunting Competition)' 주최 측은 지역 학교를 위한 오는 6월 모금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사냥대회에서 '14세 이하 어린이들이 고양이를 사냥할 수 있는 종목'을 발표했다. 이달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가장 많이 사냥한 어린이에게 상금 155달러(20여만원)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애완 고양이는 사냥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야생 고양이는 상금을 위해 가능한 많이 사냥하라고 부추겼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뉴질랜드 동물보호단체 등은 "아이들에게 동물을 죽이는 도구를 주는 것이 아닌 동물에 대한 공감을 가르쳐야 한다"며 비난에 나섰다. 이어 "어른을 포함해 아이들도 야생 고양이, 길 잃은 고양이, 겁먹은 고양이"를 구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주최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양이 사냥 종목을 취소한다고 발표하면서도, "토종 새들과 다른 취약한 종들을 보호하는 행사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려 했던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지역 학교와 수영장을 위해 모금하는 자원봉사자 단체임을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 해당 게시글에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한 지역 주민은 "야생 고양이가 피해를 입히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고양이는 우리의 농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질병을 옮긴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의 가장 큰 자연보호단체인 '왕립 숲과 조류보호협회(Royal Forest and Bird Protection Society)'는 야생 고양이들이 매년 110만 마리의 토종 새 뿐만 아니라 수천만 마리의 외래종 새의 죽음에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뉴질랜드 동물학대방지협회는 야생 고양이를 쏘는 것과 관련된 어린이 종목이 취소돼 안도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