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를 의심받는 보육교사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려고 CCTV 영상을 삭제하고 하드디스크를 바다와 강에다 버린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어린이집 원장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2부(재판장 이상훈)는 20일 영유아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2심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보육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진해경찰서에서 조사받게 되자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영상 중 보육교사에게 불리한 영상 다수를 없앤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개정 전 영유아보육법에서 영상정보 등을 '훼손당한 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있지만 '훼손한 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서는 검사가 공소장 변경을 통해 주의적 공소사실로 유지한 영유아보육법 위반에 대해서는 법리 오해가 없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했지만,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는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유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훼손·멸실해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