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돈 수십억 원을 가로채놓고 종교에 귀의하겠다고 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받았다.
2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재판에 넘겨진 이모(49)씨에게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씨는 모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한 2018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지인 등 6명을 상대로 2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로챈 돈으로 빚을 갚거나 주식 투자에 사용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보험에 가입하면 세금 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예금을 모두 인출해 내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면 다른 혜택이 많다"고 속여 수십억 원을 가로챘다.
특히 이씨는 2018년 12월 비슷한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는데도 재범했다.
한 피해자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우리 가족 전 재산을 가로챘다. 그런데도 사과는커녕 피해 회복도 없다. 특히 '형기를 마치면 종교에 귀의하겠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얘기를 들은 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절대자에게 귀의하면 그 절대자는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피해자에게 더욱 상처"라고 일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특히 한 피해자는 전 재산을 잃었다. 금융분야 경력과 재력, 인맥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했다.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