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본격화함에 따라 이를 과연 언제 결행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고체엔진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은 또 다른 대형 무력시위로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북한은 19일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며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독려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 매체는 김 위원장이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내며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 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군사정찰수단을 획득하고 운용하는 것은 우리의 각이한 전쟁억제수단들의 군사적 효용성과 실용성 제고에서 그 무엇보다 중차대한 최우선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언행으로 볼 때 정찰위성 발사의 임박성을 예고한다"면서 "정찰위성은 핵선제 타격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상당한 위협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인 오는 25일이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26일(현지시간)을 앞둔 시점을 택일할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그러나 북한이 조만간 군사정찰위성을 실제 쏘아 올릴 만큼의 기술적 준비가 돼있는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제작 완성됐다고 하면서도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구성 등 최종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했다. 이 달 안에 완료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김 위원장은 또 "표준화된 믿음성 높은 운반로케트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위성 발사장들을 훌륭히 건설"하는 과제를 제시했다. 실제 위성 발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9월 사이에 실제 발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정당한 위성 발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는 절차를 거쳐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른 식의 무력시위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7일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담화를 통해 '더욱 분명한 안보 위기와 불가극복의 위협을 느끼도록 필요한 행동적 조치'를 경고한 상태다. 외무성 대신 군부 실세의 이름으로 담화를 낸 것 자체가 위협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둔 지난 13일 첫 고체엔진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북한이 군 창건일이나 한미정상회담은 유독 조용히 넘어가리라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를 통해 이미 몇차례 언급했던 ICBM 정상각도 사격을 실행하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해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화성-18형 발사를 '시험발사'라고 부르며 추가 발사를 예고한 상태이기도 하다.
군사정찰위성 발사도 탄도미사일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유엔 결의 위반이긴 하지만, 정상각도 발사는 태평양을 시험장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에 따른 충격파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