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 중심부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불이나 환자 21명이 숨졌다. 그런데 온라인 상에 관련 영상이 퍼지자 불만 여론을 우려한 당국이 빠르게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 12시 57분쯤 베이징 펑타이구의 한 병원 입원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가 출동했다.
소방대는 환자 71명을 현장에서 대피시켰고, 신고 30여분 만에 화재도 진화됐지만 이후 사망자가 무려 21명이 나왔다.
당시 화재 현장을 찍은 영상이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왔는데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인 화재 현장에서 환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침대보로 만든 줄을 이용해 탈출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일부 환자들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 몸을 의지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고, 관련 소식은 곧바로 검색어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적나라한 화재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은 밤사이 SNS 상에서 사라졌다. 관영매체의 보도에서도 자극적인 영상과 사진은 자취를 감췄다. 검색어 순위에서도 해당 화재 소식은 사라졌다.
이는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 위치한 정부 의료보험 지정 병원에서 한낮에 발생한 화재가 수십여명이 사망하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불만 여론이 고조될 것을 우려한 당국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초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리커창 전 총리가 직원들에게 환대받고, 개혁을 강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자 이를 삭제하는 검열 조치를 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