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기에 충분하지만 미국의 방어 능력은 부족하다는 미군과 의회의 판단이 나왔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18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김정은 체제는 서울, 도쿄, 워싱턴 DC 등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군사) 능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육·해·공 가운데 어느 분야의 북한 핵 능력이 가장 위협적이냐는 질문에 "육상에서의 능력이 가장 큰 위협"이라며 "우리는 그(김정은)가 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그가 이 능력을 배치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 로켓 엔진을 시험했는데, 이 엔진이 효과적이라면 현재의 액체 연료 추진 변종보다 더 빠르게 미사일을 수송하고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지역 파트너를 위험에 빠뜨리는 탄도미사일과 핵기술 개발을 통해 호전적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전쟁은 불가피한 것도 아니고 임박한 것도 아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시간의 여유가 없다.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고, 큰 긴박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이날 하원 군사위 전략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세스 몰턴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확충하면서 미국의 미사일방어 역량이 본토를 완벽히 방어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몰턴 의원은 이날 전략소위 미사일 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북한이 지난 2월 열병식에서 ICBM 11대를 선보인 점을 언급하며 "현재 우리는 44개의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ICBM 한 대만 더 가지면 요격미사일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지상 기반 대기권 밖 방어체계'(GMD) 교리상 ICBM 1대당 4~5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게 돼 있으므로 북한이 ICBM을 동시 발사하면 대응할 미사일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에대해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우리는 제한적이지만 발전하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새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 청장은 현 GMD 체계를 2030년 이후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수명 연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차세대 요격미사일(NGI)을 2028년까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