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공녀 강주룡' '더셜리 클럽' 등으로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그려온 젊은작가상 수상작가 박서련이 장편소설 '프로젝트 브이'를 출간했다.
혼자 만든 5m 미만 로봇 '우승 2호'와 함께 세계 로봇 올림피아드 준우승을 할 정도로 주목받는 천재 로봇 공학도인 우람은 대한민국 최초의 거대로봇 파일럿에 도전한다. 여성에 대한 유리벽이 여전한 미래의 첨단 시대에도 우람은 다양한 남성 캐릭터들과의 경쟁과 반목, 때론 협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나간다. 차별 없다면 자신의 능력으로 당당하게 파일럿이 될 수 있으리라.
주인공 우람과 경쟁하게 되는 재벌 3세, 아이돌 그룹 멤버, 유명 게이머 등 남성 캐릭터들은 어딘가 하나씩 부족해보이는데, 오디션이라는 설정이 다양성과 보편성이라는 점에서 인재를 발굴하는 최적의 시스템으로 주목 받지만 그 안에서 경쟁하는 캐릭터들의 모순성이 작품에서 대비된다.
작가는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일럿 'The first HUN'을 선발하는 신청 자격 요건을 '대한민국 국적의 신체 건강한 남성, 태권도 1단 이상, 해외여행 결격 사유 없을 것'이라고 설정한 데 대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뭔가에 도전할 용기, 첫걸음을 내디딜 마음조차 막아버리는 벽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디션의 주관자와 오디션에 모인 인간 군상을 통해 성차별의 부당함을 뛰어넘으려는 주인공이 남장 여자로 분하며 펼치는 이 이야기는 시종일관 막힘 없이 읽힌다. SF소설을 차용했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다.
거대로봇 브이와 조종사 명칭이 '훈'(HUN)이라는 설정은 1970년대 고전 '로보트 태권브이'를 연상케 한다.
박서련 지음ㅣ안전가옥ㅣ344쪽ㅣ1만 7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