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포 '골병'라인, 또 실신할까…그게 무섭다"

풍무~김포공항 2개역 가던 도중 쓰러져
전철와도 한명도 못타고 두세번씩 보내기도
서울 9호선 1㎡당 4~5명, 골드라인은 7~8명
신도시 인구 2배 뛰었지만 두량짜리 경전철
객차 추가제작 중…내년 하반기에야 투입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 (실신 경험한 승객), 김주영 (민주당 의원)
 
지하철에서 인파에 묻혀 실신을 한다. 이거 예전 1990년대 지옥철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일은 아니었는데요. 2023년 지하철 혹은 도시철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여러분 믿으시겠습니까? 그것도 올 들어서만 18건의 호흡 곤란과 실신이 벌어졌답니다. 어디냐, 바로 김포 골드라인 얘기입니다. 서울과 김포를 잇는 노선인데요. 열차가 칸이 2개밖에 없어요. 다시 말해서 두 량짜리 열차입니다. 최근에 한 승객이 실신을 한 게 보도가 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죠. 이 김포 골드라인 문제 오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그 열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적이 있는 시민 한 분의 생생한 얘기 좀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해봅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익명>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언제 실신하셨어요.
 
◆ 익명> 날짜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2월쯤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2월에. 당시 상황이 좀 기억이 나십니까?
 
◆ 익명>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래도 제가 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2개의 정거장을 가는데요. 이미 구례에서부터 사람들이 많이 타 있는 상태라 항상 저는 입구부터 좀 끼면서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때 당시에 좀 뭔가 개인적인 스트레스도 많았고 뭔가 신경 쓸 일도 많았었는데 그런 거 플러스 그때 당시 밀집도는 또 그날따라 좀 더 심했었기 때문에 합쳐져서 좀 쓰러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밀집도가 평소보다 좀 더 심했던 그날이라면 어느 정도 밀집도인 겁니까? 잘 상상이 안 돼요.
 
◆ 익명> 일단 지하철을 타려고 줄을 서잖아요. 맨 앞줄에 서 있어도 지하철이 들어왔을 때 맨 앞줄에 있는 사람 한 명도 못 타고 그냥 보내야 될 때가 있거든요. 입구까지 사람이 꽉 차 있어서.
 
◇ 김현정> 맨 앞에 한 명, 한 명도 몸을 실을 수가 없다고요. 들어갈 수가 없다고요?
 
◆ 익명> 그래서 지하철 한 두세 번 그냥 그렇게 보낸 적도 있고 그럽니다.
 
◇ 김현정> 그럼 그날은 어떻게 들어는 갔는데 들어가서 그야말로 압사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정말 어떻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정도 상황이었습니까?
 
◆ 익명> 네, 거의 매번 그 정도 상황인 것 같아요.
 
◇ 김현정> 매번. 이 열차 운행 시간 내내 그런 건 아닐 텐데 그럼 주로 그런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 익명> 주로 출퇴근 시간이긴 한데 퇴근 시간보다는 아마도 출근 시간에 좀 더 많이 심한 것 같아요. 한 6시 반에서 7시 반, 그 사이 정도.
 
◇ 김현정> 퇴근 시간은 그래도 조금 분산이 되는데 출근 시간은 거의 몰려 있으니까 그렇겠네요. 출근 시간 한 15분 정도 이 열차를 타시는 분인데 탑승하시는 분인데 한 번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게 출근하려면 그런데 또 그 열차를 타야 되는 거잖아요. 김포 골드라인을. 그럼 탈 때마다 그때 트라우마 같은 게 떠오르시겠는데요.
 
◆ 익명> 네, 아무래도 저도 그때 당시에 그런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까 이게 또 한 번 쓰러지면 또 계속 쓰러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무섭기는 하죠.
 
◇ 김현정> 출퇴근하시는 분들 중에 혹시 아는 분들, 이런 분들 모이면 뭐라고 하소연하세요. 이 골드라인, 김포 골드라인에 대해서.
 
◆ 익명> 그냥 아무래도 두 칸은 너무 적다. 김포시민이 적은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이 다 타는 건데 두 칸은 너무 적다. 그냥 이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김포 시민이 몇인데 이 두 칸 가지고 어떻게 출근을 하냐, 이런 하소연들. 왜 이거 개선이 안 되냐 이런 얘기들 하시는 거죠.
 
◆ 익명>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올 들어서 이분처럼 이 안에서 실신하거나 호흡 곤란을 일으켰던 분이 18명입니다. 그중 한 분의 이야기를 좀 생생하게 들어봤고요. 이 골드라인 혼잡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촉구하고 계신 분 민주당 김주영 의원 그쪽에 지역구를 두고 계신 분이에요.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주영 의원님 나와 계십니까?
 
◆ 김주영> 예, 안녕하세요. 김주영입니다.
 
◇ 김현정> 앞서 시민 인터뷰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던데 이런 식의 사고가 벌써 올 들어만 18건이라고요?
 
◆ 김주영> 네, 그렇습니다. 저도 이런 상황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가끔씩 아침 출근 시간에 타보거든요. 그런데 앞서서 시민 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열차 내부는 물론 승강장까지 넘쳐나는 그런 인파들로 인해서 객차 안에서는 팔을 올린다거나 어깨를 움직인다거나 이런 건 전혀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금방 그분께서는 한 두세 차례 놓쳤다고 그러는데 많게는 7~8차례 차를 그냥 보내고 타야 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 김현정> 줄 서 있는데 7번을 지나가도 거기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예요? 꽉 차서 오니까. 아니, 의원님 거기 인구가 정확히 어떻게 됩니까? 이 열차 이용하는 쪽 사는 분들.
 
◆ 김주영> 김포 인구는 50만입니다.
 
◇ 김현정> 50만. 거기에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많이 늘어난 거죠?
 
◆ 김주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 지금 50만, 50만이 그럼 서울로 움직일 때 서울에 볼일이 있어 가든 일을 하러 가든 움직일 때 이용할 수 있는 건 그 도시철도가 있고 버스가 있고 그렇습니까? 대중교통.
 
14일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주영> 그렇죠. 버스가 있는데 버스가 사실은 아직까지 노선들이 다 들어가질 않으니까요.
 
◇ 김현정> 버스 노선 부족하고 도시철도는.
 
◆ 김주영> 그다음에 자가용으로 출근하더라도 올림픽대로가 6시 반 정도 되면 밀리기 시작하니까.
 
◇ 김현정> 자가용 가진 분들도 또 이 도시철도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 김주영> 그렇습니다. 시간이 단축될 수 있으니까요.
 
◇ 김현정> 아까 밀집도, 얼마나 이용하는가 이용자 수, 군중 밀집도에 대해서는 좀 조사된 게 있습니까?
 
◆ 김주영> 그렇습니다. 지금 혼잡도라고 하는데요. 이게 최대 2020년도에 285%까지 나왔고요. 서울 지하철이, 지하철 9호선이 지옥철로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9호선의 밀집도가 1제곱미터당 4~5명인 데 비해서 김포 골드라인 밀집도는 7~8명이나 되거든요. 1.5배 이상입니다. 2021년도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9호선 혼잡률이 185%인데요. 김포 골드라인은 241%입니다. 그 정도로 혼잡하죠.
 
◇ 김현정> 1제곱미터당 군중 밀집도를 쭉 여러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비교해 보니까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서 권고한 1제곱미터당 한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하는 게 3명이더라고요. 2~3명. 그 정도가 안전합니다, 하는 건데 서울지하철 9호선,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은 4~5명. 김포 골드라인은 7~8명.
 
◆ 김주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우리가 정말 떠올리기도 힘든 이태원 참사 당시의 밀집도는 9~10명이었습니다.
 
◆ 김주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김포 골드라인이 최정점일 때, 밀집도 최정점일 때 7~8명이면 여러분 핼러윈 참사랑 비교해 보면 이게 대단한 수준이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김 의원님, 왜 그러면 제가 궁금한 건 왜 이 김포 골드라인은 고작 두 량짜리, 두 칸짜리 열차밖에 안 되는 거죠. 왜 이렇게 만든 거죠?
 
◆ 김주영> 정말 저도 답답한데요. 이게 플랫폼이 우선 두 량으로 돼 있는데요. 이 같은 사태가 초래한 이유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원 조달을 위한 면밀한 계획 없이 무리하게 열차 개통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수요 예측에 실패를 했고요. 이로 인해서 교통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2량짜리 꼬마 열차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이거 언제 탄생했습니까? 언제예요, 이게?
 
◆ 김주영> 2014년에 착공을 해서 2019년 9월 28일에 개통을 했는데요.
 
◇ 김현정> 아니, 2019년에 개통이면 그 당시에 이미 김포에 아파트들 굉장히 많이 들어섰을 텐데 그때도 이미 들어선 상태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두 칸짜리 열차를 수요 예측을 어떻게 하면 이런 열차가 탄생할 수 있죠? 그 사람 많은 곳에, 정말 이해가…
 
◆ 김주영> 그 부분에 대해서 매우 안타까운데요. 골드라인이 계획됐을 때 김포의 인구수가 25만 명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한강 신도시 개발 따라서 50만 명으로 지금 늘어났는데 제대로 된 예측을 못 했던 거죠. 인구 50만 도시에 두 량짜리 경전철이 나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 김현정> 그 예측은 누가 하는 겁니까?
 
◆ 김주영> 이게 지자체가 다 용역 하는 업체하고 같이 한 건데요. 궁극적으로는 국비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예산 부족이 생겼던 거고요. 애초에 4량으로 그렇게 계획이 됐다가 2량으로 열차 규모가 축소됐거든요. 그리고 승강장마저도 2량에 맞춰서 건설되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뭔가 플랫폼을 좀 넓히고 근본적인 대책, 좀 큰 열차가 달릴 수 있도록 어떤 계획 같은 건 좀 만들고 계세요?
 
◆ 김주영> 지금 플랫폼을 늘리는 것은 지하 60미터이기 때문에 저도 대광위에 부탁을 해서 검토를 해 봤는데 안전사고 때문에 그건 안 된다고 하고요. 지금 5호선 연장에 대해서 제4차 철도망 계획에 추가 사업으로 반영이 됐는데요. 거기에 다른 데 볼 수 없는 지자체 간 합의라는 조항과 그다음에 경제성을 높이는, 타당성을 높이는 이런 두 가지 옵션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지자체 간 지금 합의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와 김포시 간에 빨리 합의가 돼야 되는데 서로 유리한 노선을 가져가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럼 김포 골드라인 이용하시는 김포 시민들은 언제 대책이 만들어질지도 모르고 계속 이렇게 실신해가면서 이 열차를 타야 되는 것인가 좀 답답해지는데요. 당장 뭔가 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김주영> 당장 임시방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골드라인의 혼잡도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는 건데요. 그거는 지금 추가 차량을 2021년도에 제작 주문이 들어갔거든요.
 
◇ 김현정> 추가 차량이라 하면 어떤 추가.
 
◆ 김주영> 열차, 객차죠. 객차 지금 12량이 추가 제작이 들어갔는데 그게 내년 하반기 돼야 투입이 됩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잠시만요, 두 칸짜리, 플랫폼이 칸 두 칸밖에 설 수 없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두 칸짜리 열차인데 그거를 하니까 12대 더 만든다, 그 말씀이시군요. 더 많이 돌릴 수 있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개화역 앞에서 김포골드라인 과밀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버스전용차로를 우선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주영> 그렇죠, 그러니까 6량이, 그러니까 12량이 2량씩 6조가 되는 거죠. 그걸 추가 투입할 계획인데 그것도 제작에 시간이 소요가 되기 때문에 내년이나 돼야 투입이 가능하고요. 그래서 저는 우선은 무료 셔틀버스라도 김포공항역까지 바로 갈 수 있도록 중간에 들리지 않고 풍무역이나 고천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대광위에 제시를 했고 대광위에서도 그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전용차선이 지금 개화동로에서 김포공항까지는 버스전용차선이 없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버스전용차선을 요구를 했는데 그것도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합니다.
 
◇ 김현정> 참 말씀을 듣고 보니까 좀 많이 답답해지네요. 이게 장기 계획이라도 분명히 있어서 그때까지만 단기적으로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지금 얘기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고 단기 계획도 보니까 그 뾰족한 대안이 되는 것인가, 이게 좀 의아스러운 상황이어서 이게 지자체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혹은 지자체 쪽에서는 국가에서 지원 안 해 주니까 어쩔 수 없다. 이럴 것이 아니고 이건 지금 이쪽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님들이나 지자체나 정부나 다 발 벗고 나서서 주민 편의를 최우선에 놓고 대책을 강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주영>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김주영 의원님 고맙습니다.
 
◆ 김주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 김포시갑의 민주당 김주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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