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 황금산단 내 폐기물처리장 설립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관계기관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피해만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는 모습이다.
17일 광양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A사는 지난해 10월 황금산단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매립하기 위해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해당 시설은 4만 7066㎡ 면적에 연간 7만 8천t의 폐기물을 15년 동안 처리할 예정으로 총 매립량은 118만t에 달한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 인근인 황금택지지구 내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광양시를 비롯해 지역 정치권 등을 찾아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해진 법률에 맞춰 광양경제청이 인·허가를 내준 사안에 대해 광양시가 강제성을 발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황금산단은 총 면적 112만㎡ 부지로 연간 8만여t의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반드시 산단 내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해야한다.
'폐기물시설촉진법'은 연간 산단 폐기물 발생량이 2만t 이상이거나 면적이 50만㎡ 이상이라면 반드시 산단 내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허가 과정에서의 '불통'도 입주예정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황금산단의 폐기물 배출량이 인가 당시와 달라진 것을 비롯해 관련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광양경제청이 바이오발전소 폐기물을 포함해 처리장 면적을 8배 가량 늘리기로 한 것은 2017년 3월이며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구성된 건 2021년, 폐기물 매립에 대한 인·허가 신청은 접수받은 것은 2022년 10월이다.
하지만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황금지구에는 6천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모두 지상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돼 어린 자녀와 함께 입주를 계획 중인 세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혐오시설에 대한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입주예정자들은 폐기물처리장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한편, 불가능하다면 매립규모를 최소화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광양 황금지구 푸르지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나서기 전까지 광양경제청과의 어떠한 소통도 없었다. 인·허가가 나오기 직전이라는 소식을 듣고 입주예정자들이 먼저 광양경제청에 우려를 전한 것"이라며 "인근 여수시에는 생활단지 2㎞ 이내에는 혐오시설 인·허가를 내줄 수 없게 돼있는데 광양시는 그런 조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