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주요7개국(G7) 환경장관들의 '환영'을 유도하려던 일본이 독일의 공개적 반박을 받고 머쓱해졌다. 소식을 들은 일본 네티즌들은 '해양 방류 자체를 거부당한 게 아니다'라고 무마하고 있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삿포로에서 G7 에너지·환경장관 회의가 2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종료됐다. 각국 장관들은 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진행 중인 안전성 검증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공동 성명을 냈다.
그런데 회견에서 일본 측은 'G7이 자국의 오염수 방류를 환영했다'는 주장까지 내놨다가 현장에서 반박당하는 촌극을 빚었다.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이 자리에서 "처리수(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포함한 폐로의 꾸준한 진전, 그리고 과학적 근거에 근거한 일본의 투명성 있는 대처가 (G7장관들로부터) 환영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듣고 있던 독일의 슈테피 렘케 환경·원자력안전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노력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오염수 방출을 환영한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소속 렘케 장관은 2021년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 구성 때 환경정책 기초를 다졌다.
결국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회견 뒤 취재진에 "말을 잘못해 (오염수 방류까지) '환영'에 전부 포함시켜 버렸다"고 바로잡았다. 현지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공동성명에 '방류 환영'까지 담으려다 좌절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독일 장관의 반응을 '반발'(反発した)로 표현했다.
기사에 달린 현지 네티즌 반응은 다양했다. 일단 "독일 관료가 이견을 표했을 뿐 G7은 해양 방류에 지지한다"(이시카와 토모히사 일본종합연구소 주임)거나 "IAEA 검증이 지지받고, 절차상 투명성을 인정받았다"(야마다 요시히코 도카이대학 해양학부 교수)는 등의 '아전인수'가 포착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산 싼 천연가스가 없으면 환경정책이 파탄날 독일은 일본과 우호적 파트너십을 맺어야 했는데 적대하고 있다"(kaz*****)는 독일 비난이나, "니시무라 대신의 발언은 겸손이 부족하고, 신용을 잃었다. 국익을 해칠 가능성까지 있다"(not*****)는 자국 정부 비난도 있었다. "한국의 (반일) 로비 활동의 승리"(ae6*****)라는 '이색적' 주장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