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성유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성유진은 16일(한국 시각)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630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그레이스 김, 류위(중국)와 공동 1위로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에서 성유진은 보기를 범했다. 버디를 기록한 그레이스 김이 우승컵을 차지했다.
성유진은 지난해 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2라운드 공동 1위, 3라운드 단독 1위에 올라 깜짝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4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 공동 1위를 유지했다.
만약 성유진이 롯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면 10년 만의 LPGA 투어 초청 선수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 2013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초청 선수로 우승한 바 있다. LPGA 투어 비회원 선수로는 지난해 8월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야 스타르크(스웨덴)가 우승한 게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성유진은 4라운드 3번(파4)과 5번(파5)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9번 홀(파3)에서 첫 보기를 적어내면서 1위를 리네아 스트롬(스웨덴)에게 내줬다.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성유진은 17번 홀까지 그레이스 김과 1타 차 공동 2위를 형성하다 18번(파5)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기록해 류위와 연장전이 성사됐다.
연장이 벌어진 18번 홀에서는 그레이스 김이 버디를 낚으며 정상에 올랐다. 성유진은 두 번째에 이어 세 번째 샷도 러프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성유진과 같은 2000년생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은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해 세 번째 대회 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그레이스 김은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9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한때 1위였던 스트롬은 젠베이윈(대만)과 공동 4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후원사인 롯데 초청으로 출전한 KLPGA 투어 신인 황유민이 공동 9위(8언더파)로 '톱10에 들었고, 롯데 소속인 최혜진은 공동 13위(6언더파)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승자 김효주는 공동 48위(1오버파)에 머물렀다.
올해 LPGA 투어 6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지난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의 고진영이 유일하다. 다음 LPGA 투어는 오는 20일 미국 텍사스주 더우들랜즈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