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캐롯 김승기 감독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 13일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GC에 43대99로 패한 뒤 "팬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끝까지 따라가려고 하면 2차전도 없다고 봤다. 체력을 안배했다"고 말했다.
이틀 후 열린 2차전. 캐롯은 1차전과 달랐다. 1차전에서 충분히 쉰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이 펄펄 날았고, 캐롯의 장기인 수비도 원활하게 돌아갔다.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하겠다"는 김승기 감독의 다짐대로 2차전은 캐롯다운 농구를 펼쳤다. 결과도 승리였다.
캐롯은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KGC를 89대75, 14점 차로 제압했다. 이로써 캐롯은 1패 후 1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의 균형을 맞췄다. 3, 4차전은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1쿼터는 25대30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2쿼터부터 이정현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이정현은 2쿼터에만 11점을 올렸다. 이어 3쿼터에서는 17점을 퍼부었다. 2~3쿼터 이정현의 기록은 28점 2어시스트 3스틸이었다. 3점슛 4개를 넣었고, 자유투는 8개 모두 성공했다. 이정현의 쇼와 함께 스코어는 72 대 60이 됐다.
4쿼터는 한호빈이 마무리했다. KGC가 추격할 때마다 3점포를 림에 꽂았다. 한호빈의 4쿼터 득점은 11점(3점슛 3개)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후 중계 방송 인터뷰를 통해 "1차전은 진짜 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체력 관리가 안 됐다.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면서 포기를 빨리 했다. 선수들이 잘 쉬었고, 원하는 수비가 됐다"면서 "그냥 안 죽었다. 고양에서 명승부 한 번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