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1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사진)를 열고 자신의 투자유치 활동을 설명하다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을 위해 우리가 굉장히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경제 정상회담이 돼야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익이 중요하다"면서 "국빈 방문이 아니라 국익 방문이 돼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빈 방문을 위해 치른 값비싼 대가'를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는 "특파원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한미관계나 한일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따라서 "(대가를 치른 만큼) 적어도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통령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한국산 자동차 차별 문제)나 반도체 문제와 관련해서 확실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겉만 번드르르한 정상회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지사는 IRA 문제나 반도체 문제를 푸는데 있어 대통령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의 과거 경제 부총리 시절 정상회담 배석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했다.
"정상회담 때는 관료들끼리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대통령 선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대통령이 나서서 풀 수 있다. 우리가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 있어 저자세 내지는 정상회담을 국빈 방문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불한 여러 가지 고비용 코스트(지출)들을 감안할 때에 적어도 반도체와 IRA를 포함해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정확하게 (대통령이) 풀어야 된다."
김 지사는 최근 논란이 된 미국 정부의 용산 대통령실 도청 정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겠지만 이 정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오히려 감싸 안거나, 저자세로 나가는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지사는 9일부터 미국 6개 주를 돌면서 모두 4개 회사로부터 3조 5천억원에 이르는 경기도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또 2025년까지 3년간 매년 30명씩 경기도 학생들의 미시간대학 연수를 보장하는 교육 협력 협약서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