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가 스파이 장비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목한 중국산 항만 크레인이 국내 항만시장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국산 대체가 추진되기 때문이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는 올해부터 추진되는 컨테이너 부두에 국산 크레인을 설치한다.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인 2-5단계 컨테이너 부두와 2026년 목표인 2-6단계 부두에 설치될 항만 크레인을 국내 업체에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항만 운영사가 자체 발주하는 인천항만공사는 운영사 선정에 있어 국산 크레인 도입 계획이 있는 업체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국내산 도입을 유도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이같은 방침을 올 상반기 운영사 선정시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항만공사의 국산 크레인 도입 방침은 최근 미국의 항만크레인 사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앞서 지난 1월 조승환 해수부장관이 발표한 스마트항만 기술 산업 육성 전략에 포함된 내용이다.
조 장관은 당시 광양항 테스트베드와 부산항 신항 2-6단계 항만 장비는 국내 기술을 도입하고, 인천 신항 1-2단계는 운영사 선정 시 국내 기술 도입 기업을 우대한다고 밝혔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산 항만 크레인을 잠재적 스파이장비로 지목하고 나서 국내 항만의 국산크레인 도입이 가속화되는 모양세다.
미국이 제기한 중국산 크레인에 대한 보안 우려에 대해서는 범정부적인 조사가 계속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국가정보원 등과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항만 크레인, 특히 문제가 된 중국 국영기업인 상화이전화중공업(ZPMC) 제품은 국내 전체 항만 크레인 8백여 기 가운데 절반 정도로 파악됐다.
다만 크레인을 작동하게 하는 제어기와 운영시스템은 중국산은 없고 모두 국산, 유럽산, 미국산으로 전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미국측에서 제기했던 크레인을 통한 정보유출 가능성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바 없어 유관기관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정부는 최근 자국 항구에 설치된 중국산 크레인, 특히 ZPMC가 첨단 센서를 통해 군수물자 운송 정보 등 군사 기밀을 수집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