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인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강아지가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4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산불 현장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 경찰관들은 경포동 한 리조트 앞 회전교차로에서 펜스에 묶여 있던 검은색 강아지를 구조했다.
당시 경포 일대는 검은 연기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고, 인근 펜션과 점포는 불길에 휩싸여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을 대피시키던 중 이곳을 지나는 차량과 연기 등에 놀라 목줄에 묶인 채 발버둥 치는 강아지를 발견했다.
자세를 낮춰 강아지를 품속으로 유인한 경찰관들은 묶여 있던 끈을 풀고서 경포치안센터로 데려왔다.
화마(火魔)에 놀랐을 강아지에게 물과 간식을 주며 안정을 취하게 한 뒤, 강릉지역 맘카페와 당근마켓, 강릉경찰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구출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거나 "얼른 가족을 찾길 바란다" 등 반응을 보였다.
게시글은 누적 조회수 약 6천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나 아쉽게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유기견 보호센터인 강릉시동물사랑센터를 통해 2~3살로 추정되는 블랙탄 진도 믹스견임을 확인하고, 이 강아지를 센터에 인계했다.
또 목줄이 있던 점으로 미루어보아 주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지속해서 수소문 중이다.
강릉시동물사랑센터는 이 강아지를 비롯해 이날 현재 산불로 주인을 잃은 반려견 2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한 뒤 반려견 9마리와 반려묘 1마리 등 총 10마리를 보호했고, 이 중 반려견 7마리는 주인을 찾았으며 반려묘 1마리는 동물단체에서 데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