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순화지구 인접 땅 산 간부 공무원, 의원·경찰도 쪼개기 매입

A씨 등 3명 매입 후 1년 지나 순화지구 업무협약
구획선 딱 붙은 땅, 수용 안 돼…지가 약 3배 상승
군의원 B씨 "C씨 권유로 땅 매입…전원생활 하려고 사"
경찰 C씨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 절대 아니야"

전북 순창군 순화리 순화지구 경계지점과 연접해 있는 A씨 등3명의 땅. 그래픽=안나경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순창군 간부 공무원, 순화지구 개발 전 인접 땅 샀다
②[단독]순화지구 인접 땅 산 간부 공무원, 의원·경찰도 쪼개기 매입
(계속)

전북 순창군청 간부 공무원이 지인의 소개로 순화지구 개발 소식이 발표되기 전 인접 땅을 구매한 가운데 지인은 다름 아닌 당시 현직 군의원과 경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前) 주인으로부터 1필지의 땅을 쪼개 한날한시에 매입했는데, 이 중 군청 공무원과 군의원은 아내 명의를 통한 차명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순창군 간부 공무원 A씨와 같은 필지를 삼등분해 땅을 매입한 지인은 전 순창군의원 B씨와 전 순창경찰서 정보과 경찰 C씨로 확인됐다.

전 순창군의원 B씨는 2016년 5월 9일 순창군 순화리 토지 530㎡(160평)를 아내 명의로 4865만 원에 매입했다.

전 전북 순창경찰서 정보과 경위였던 C씨는 같은 날 B씨의 토지와 맞닿은 순창군 순화리 토지 513㎡(155평)를 4955만 원에 사들였다.

이들이 사들인 땅은 앞서 본지가 지난 12일 보도한 [단독]순창군 간부 공무원, 순화지구 개발 전 인접 땅 샀다에서 확인된 간부 공무원 A씨가 차명으로 구입한 땅과 같은 필지다.

해당 필지를 삼등분해 각각 차명과 개인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세 명의 땅 구입이 모두 같은 날인 2016년 5월 9일에 이뤄졌다.

이 땅을 매입할 당시인 2016년 B씨는 순창군의회 부의장직을 맡고 있었으며, C씨는 당시 순창경찰서 정보과 경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순창 순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업무추진 협약식 모습. 순창군 제공

A씨 등 3명이 땅을 매입한 후 1년이 지난 2017년 7월 26일 순창군은 전북개발공사와 '순창 순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업무추진 협약식'을 체결했다.

또 같은 해 12월 18일 순창 개발행위허가의 제한지역을 지정하고,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A씨 등 3명의 땅은 이 개발행위제한구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순창군은 지난 2019년 8월 개발사업지 9만 8866㎡를 대상으로 순화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토지 보상 절차에 나섰지만, 구획선을 벗어난 A씨 등 3명의 땅은 수용되지 않았다.

실제 이들이 땅을 구매한 2016년 당시 ㎡당 1만 3500원이던 개별공시지가는 2022년 3만 7천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해당 필지를 최초 소유했던 땅 주인은 "돈이 필요해서 땅을 내놨는데, C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혼자 사기 땅이 커서 쪼개야 할 것 같다'고 (C씨가)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A씨 등 3명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모두 C씨의 제안으로 땅을 사게 됐다"며 "땅 투기가 아닌 전원생활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C씨가)같이 사보자고해서 땅을 매입하게 된 것은 맞지만, 전혀 투기가 아니다"며 "(A씨와 C씨) 모두 정직한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C씨는 "순창에서 30년 동안 경찰로 일하며 A씨‧B씨와 가까운 사이다"며 "해당 필지를 혼자 구매하기엔 자금 여력이 없어 같이 사자고 한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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