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천장을 두드리는 등 고의로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행위는 스토킹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백광균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0대·남)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부터 수개월 간 자신의 거주지에서 윗집을 향해 고무망치로 벽과 천장을 치는 등 고의로 소음을 발생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윗집에 거주하는 부부와 A씨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부부는 수년 간 A씨가 의도적으로 발생시킨 소음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A씨는 경범죄 처벌법으로 벌금을 수차례 내고도 더욱 심한 소음을 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악의적으로 지속되는 층간소음 유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2021년 10월 시행된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음향에 해당하는 층간소음도 스토킹 범죄의 범주에 해당한다.
법원은 스토킹 처벌법 시행 전 윗집 거주자들이 수년 간 겪은 피해를 고려해 A씨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백 판사는 "소음 유발을 위해 일부러 도구를 제작, 사용하는 등 수년 간 피해자 부부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끊임없이 소음을 일으켜왔다"며 "사건 수사에도 범행 대부분 부인하며 여전히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어 A씨가 범행을 그만둘 가능성은 진작에 0으로 수렴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