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女王, 국대 선발전 포기 "3년 뒤 올림픽 위한 포석"

'잠시만 안녕'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기뻐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24·성남시청)이 다음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을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13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민정은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시즌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은 오는 18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데 최민정은 출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

태극 마크를 잠시 반납하는 것이다.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계획했던 휴식 기간을 한 시즌 미룬 모양새다. 이에 따라 최민정은 2014년 대표로 선발된 뒤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내려놓게 됐다.

이 관계자는 "사실 최민정은 지난해 올림픽 뒤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2022-2023시즌 세계선수권이 한국에서 열리는 까닭에 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 마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온전치 않은 몸으로 세계선수권에 나섰는데 휴식기를 다음 시즌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정 역시 지난달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이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세계선수권에서 최민정은 최선을 다했지만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주종목 1500m는 물론 1000m에서도 금메달 대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고, 경기 후 눈물을 쏟았다.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 결승전에서 2위를 차지한 최민정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최민정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대신 장비나 레이스 방법 등에 변화를 시도하고 적응하는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뒤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다음 시즌 휴식기에 승부를 건다는 것이다.

최민정은 세계선수권 뒤 "스케이팅, 전술적 부분에서 문제를 찾아야 할 거 같다"고 자체 분석한 바 있다. 이어 "올 시즌 계속 느낀 건데 경기 흐름 자체가 바뀌었다 생각하고 당장보다는 시간을 갖고 스케이팅을 이전과 다르게 바꾸고 싶다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최민정은 국내 대회에는 출전하면서 훈련을 소화할 방침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현재 소속팀 성남시청이 지도자 공모를 한 상황"이라면서 "코치가 없는 가운데서도 최민정이 후배들을 이끌어온 만큼 훈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이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어온 최민정. 쉴 새 없이 달려온 쇼트트랙 여왕이 잠시 호흡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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