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탁구 명문 삼성생명이 채윤석 감독 체제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12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제69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마사회를 눌렀다. 접전 끝에 매치 스코어 3 대 2 역전승을 거뒀다.
5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삼성생명은 유남규 현 한국거래소 남자팀 감독 시절인 2018년 이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유 감독이 한국거래소로 이적하면서 사령탑 공백이 생겼다. 이에 선수와 트레이너, 코치 등 25년 동안 삼성생명에 몸담았던 채 감독이 후임으로 발탁됐다. 채 감독은 2013년부터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팀 감독 밑에서 착실히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채 감독은 "사실 최근 국가대표 선발전 등에서 팀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이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려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에게 빠른 우승을 선물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삼성생명은 지난 4일 마무리된 '2023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대표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시온이 출전했지만 대표 선발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에이스인 주천희가 귀화 선수 규정에 한 달이 모자라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및 상비군 선발 자격을 얻지 못한 게 아쉬웠다. 대표 및 상비군 선발전이 올해만 열렸어도 주천희는 출전할 수 있었지만 삼성생명으로서는 규정이 야속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종별선수권에서 아쉬움을 털어냈다. 삼성생명은 4강전에서 강호 대한항공을 꺾으며 기세를 올렸다.
결승은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삼성생명은 1매치에서 이시온이 전 동료 최효주에게 패하고 3매치에서 이윤지가 이다은에게 지면서 끌려갔다. 그러나 주천희가 2매치에서 국가대표 서효원, 4매치에서 최효주를 잡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마지막 5매치에서 이시온이 서효원을 꺾고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마사회는 18년 만의 정상에 도전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마사회는 4강전에서는 대전시설관리공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생명을 매치스코어 3 대 2로 누르고 4년 만에 우승을 탈환했다. 박규현이 삼성생명 듀오 조대성과 조승민을 누르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개인전에서는 윤효빈(미래에셋증권)이 여자 단식과 복식까지 2관왕에 올랐다. 윤효빈은 단식 결승에서 이시온(삼성생명)을 3 대 0(11-8 11-4 11-8) 완파했고, 팀 동료 심현주와 짝을 이룬 복식 결승에서도 화성시청 박주현-김하은에 3 대 0(11-4 11-6 11-8) 완승을 거뒀다.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안재현(한국거래소)이 곽유빈(상무)을 3 대 1(11-6 8-11 11-7 11-7)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안재현의 종별선수권 첫 우승으로 지난해 11월 창단한 한국거래소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남자 복식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박강현-박정우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