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황사 덮친 中…기후변화 지적하며 슬쩍 '몽골탓'

스카프와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중국인들. 글로벌타임즈 홈페이지 캡처스카프와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중국인들. 글로벌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중국 국토의 1/3을 덮친 최악의 황사가 찾아온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이 황사 예방을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슬쩍 이번 황사의 발원지가 몽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펑파이는 이날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북부지역을 강타한 최악의 황사 소식을 전하며 황사를 예방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소속 연구원의 기고 형식인 이 보도는 중국이 지난 1979년부터 중국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사막에 나무를 심는 조림사업(Three North Shelterbelt Project, 三北防护林)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하며 현재까지의 실적을 나열했다.

펑파이는 지난 40년 동안 중국내 황사 발원지의 85%를 차지하는 사막지대를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으로 3014만 9천 ha(헥타르)의 조림 보존이 완료했으며, 사업 면적내 조림 비율은 5.05%에서 13.59%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업은 총 8단계에 걸쳐 수행되는데 현재 6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며,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50년에는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8번에 걸친 대규모 모래폭풍, 즉 황사는 주로 몽골 남부의 고비 건조 지역에서 많은 양의 모래와 흙이 국경을 넘어 날아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펑파이는 "몽골의 대부분은 극도로 건조한 지역으로 연간 강수량이 50mm에 불과한 사막화된 지형"이라며 "국토의 4분의 3이 사막화에 직면해 있으며 국토의 약 40%가 사막으로 변했지만 현재 개선의 조짐이 없고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11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황사 황색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베이징 한 아파트 단지가 황사로 인해 형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연합뉴스11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황사 황색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베이징 한 아파트 단지가 황사로 인해 형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특히 "먼지가 강풍에 의해 고도 4천m 이상까지 날라갈 수 있으며, 'Three-North Shelterbelt'는 높은 고도의 바람과 모래 운송을 막을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황사를 논하기에 앞서 중앙아시아 전역의 생태적, 환경적 변화를 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매체로 외국인이 주 구독자 대상인 글로벌타임즈 역시 이날 보도에서 "보호림은 중국 국경 내에서 발생하는 모래 폭풍의 빈도를 크게 줄였지만 다른 나라에서 불어오는 먼지 바람에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중국과 몽골이 사막화 방지를 위한 공동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들 관영매체의 보도는 날로 심각해지는 황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 노력해 결실을 맺고 있지만, 몽골에서 날아오는 모래폭풍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근슬쩍 황사의 책임을 국외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몽골 지역은 기온 상승폭이 타 지역의 2배에 달하면서 겨울내 얼었던 땅이 예년보다 빨리 녹아 강한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조건이 됐다. 여기다 상대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낮아 황사 예방 등 대책 마련에도 소극적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중국 역시 오랫동안 사막 지역 조림사업 등으로 황사 예방에 나섰다고 하지만, 아직 그로인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례로 황사 예방을 위해 20년간 자비 20억원을 들여 사막지역에 나무를 심었던 '사막 영웅'의 땅에서 한 국영 광산업체가 석탄체굴을 시작하면서 심었던 나무가 말라죽고 있다는 최근 한 보도는 중국이 아직 환경 보다는 개발을 우선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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