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여자 축구의 '히든카드' 박은선

박은선. 연합뉴스
여자 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은 캐나다와 원정 평가전을 앞둔 지난해 6월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호출했다.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 이후 무려 7년 만의 국가대표 발탁이었다.

박은선은 15세였던 2001년 처음 국가대표에 뽑힌 축구 천재였다. 당당한 피지컬(180cm 82kg)을 앞세워 지소연(수원FC) 이전 한국 축구 간판이었다. 하지만 과거 성적에 눈이 멀었던 일부 지도자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고, 2015년 이후 국가대표와 멀어졌다.

벨 감독은 "박은선의 피지컬은 다른 선수들에게 없는 장점이다. 경기 중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요소라고 봤다"고 박은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꾸준히 박은선을 호출했다. 주로 '조커'로 활용했다.

박은선도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7일 잠비아와 첫 평가전에서 교체 투입 후 후반 추가시간 골을 터뜨렸다. 2014년 5월 호주와 아시안컵 4강 이후 9년 만의 A매치 골이었다. 후반 13분 머리로 이금민(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골도 도왔다.

벨 감독은 지난 11일 잠비아와 두 번째 평가전에서 박은선을 선발로 냈다. 손화연(인천현대제철)과 투톱으로 배치했다.

완벽했다. 장점인 피지컬로 공중볼을 장악했고, 순간 스피드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전반 34분 김혜리(인천현대제철)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골을 넣었다. 후반 8분에는 홍혜지(인천현대제철)의 후방 프리킥을 머리로 떨궈 이금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한 뼘 높은 점프로 헤더 골을 터뜨렸다.

벨 감독도 월드컵을 위한 히든카드로 박은선을 찍었다. 벨 감독은 "처음 발탁했을 때는 15~20분 정도를 원했다. 이후 노력을 통해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좋은 기동력과 버티는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하고, 아끼고 있다가 내보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박은선은 2003년 미국 여자 월드컵과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 출전했다. 다만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다.  

박은선은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매번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골을 넣고 싶다"면서 "감독님께서 처음 불러주셨을 때 월드컵을 보고 같이 가자고 말씀하셨다. 나도 준비를 많이 했다. 최종 명단에 들어 월드컵에 가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꼭 골을 넣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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