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인 지난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예은의 내방 인터뷰를 진행했다. 몸담았던 팀이 마침표를 찍은 후, 지난해 8월 신생 기획사 슈퍼벨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 출발을 알렸던 예은은 가수로서의 홀로서기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했다. 타이틀곡이 된 '체리콕'을 들은 시기도 지난해 8월이다. 새 소속사에 들어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들었던 노래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봄에 나오게 된 이유가 있냐고 묻자, 예은은 "아무래도 봄은 시작하는 계절이지 않나. 저도 봄과 함께 새로운 솔로 데뷔를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 또 그런 외부적인 조건도 있지만 저희 안에서 제대로 준비가 됐다면 시기는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새 회사를 만나고 계속 이야기해 가면서 차근차근 같이 한 걸음씩 밟았던 앨범이라서 준비를 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체리콕'은 작년 8월에 들었고, 선공개곡 '스트레인지 웨이 투 러브'는 겨울에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예은은 "'체리콕'은 너무 춥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은 시기에 나올 수 있어서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체리라는 과일을 떠올려보면 사실 봄 같으면서도 여름 경계에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저는 '오! 좋은 시기를 만났다'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웃었다.
체리를 연상케 하는 손동작이 이 노래의 포인트 안무다. 몇 번 나오나 세어 보기를 권한 예은은 "'체리콕'은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곡인 것 같다. '체리콕' 하고 캔을 따는 소리가 들려서 시원한 기분이 들게끔 하니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쌓아가다가 팡 터지는 곡이라서 마지막까지 듣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앞서 지난달 공개한 '스트레인지 웨이 투 러브'는 예은의 여린 감성과 섬세한 보컬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예은이 작사에도 참여했다. 예은은 "팬분들을 위한 곡이라 팬분들에게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다. 또 여태까지 보여드린 적 없는 모습이니까 '그 후엔 어떤 곡이 나올까?' 궁금증을 유발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과 선공개곡 모두 라이언전이 작사, 작곡, 보컬 디렉팅에 참여했다. 아이브 '일레븐'(ELEVEN), 오마이걸 '던 던 댄스'(Dun Dun Dance), 태연 '아이'(I), 위클리 '애프터 스쿨'(After School), 엔시티 드림 '마지막 첫사랑'(My First and Last), 레드벨벳 '덤덤'(Dumb Dumb) 등 다수 히트곡을 작곡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듀서다.
예은은 "작가님하고는 처음 작업하는 거였는데, 우선 같은 회사 식구여서 연이 더 잘 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녹음 때도 같이 계셨는데 생각보다 분위기를 많이 풀어주시고 재미있게 녹음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주시더라. 덕분에 유쾌하게 녹음했다"라고 말했다.
여러 명으로 이루어진 덕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팀' 활동과 달리 솔로 때는 한 곡을 책임져야 한다. 솔로를 준비하면서 보컬 트레이닝을 어떻게 했는지 묻자, 예은은 "혼자서 한 곡을 완전히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게 좀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됐다. 여태까지 보여드렸던 적 없는 보컬도 많이 연습했다. 심심하지 않게 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한 곡 안에서도 다양함에 신경을 썼다"라고 밝혔다.
예은은 음악방송으로 팬들과 시청자를 만날 계획이다. 요즘은 신곡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포인트 안무를 짧은 시간 안에 익혀 함께 추는 '댄스 챌린지'가 품앗이처럼 이뤄지고 있다. 혹시 같이해 보고 싶은 동료가 있을까. 그러자 예은은 "제가 생각보다 낯가림이 있어서 '특정 아티스트랑 하고 싶습니다' 하기가… 저는 준비돼 있으니 챌린지 교환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수줍게 답했다.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낯가림이 있고 에너지를 비축하고 충전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내향형' 예은은 요즘 들어 더더욱 이런 생각을 한다. '심적인 것과 체력적인 건 다 연결되어 있다'고. 건강을 챙기면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격이 달라지지 않았냐고 하니, 예은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내성적으로 되는 것 같다. 일할 때는 어쨌든 일이니까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그러고 나서 쉬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저에게 주어진 읽을 열심히, 밝게 하려고 했던 점이 저를 지켜봐 오시던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그분들의 생각을 제가 확신할 순 없지만, 제가 매번 열심히 임했던 건 맞아요."
데뷔 초에 달리는 악성 댓글을 보고 나서 큰 상처를 받아 온라인상에서 굳이 자기 자신을 검색해보지 않는다는 예은. 그런 그에게도 가슴에 간직한 소중한 응원이 있다. "기다림의 이유가 예은이야"라는 말이다. 그는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이 기다림을 만든 사람이 전데, 그걸 이겨내는 힘도 저라고 하니까 이건 제가 꼭 보답하고 싶었다. 팬들이 써 주시는 글을 보면 저도 보면서 감탄하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일하는' '연예인'으로서가 아닌 '자연인' 장예은으로서의 바람은 '행복'이다. 예은은 "항상 쉴 때도 일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러지 않고 쉴 때는 쉬어보고 일할 때는 더 그 에너지를 받아서 재밌게 해 보고 균형을 잘 잡고 싶다"라고 전했다.
'체리콕'과 '스트레인지 웨이 투 러브' 두 곡이 담긴 예은의 첫 솔로 싱글 '더 비기닝'은 오늘(13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