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시장 되면 10억 만들기로…지역위원장 포섭에 써"

11일 정진상 뇌물 공판
"성남시장 당선되면 최소 10억 만들자"
"모든 것은 정진상 거쳐 이재명에게 올라가"
"정진상이 호남에 돈 들어간다고 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할 당시 측근들이 1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서 "정치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유씨는 정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동 피고인으로, 이날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유씨는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당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씨와 동석해서 "'당선되면 최소한 10억은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며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부원장과 정씨는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특히 정씨는 이 대표의 '운명공동체'로 통한다.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유씨는 또 "(이 대표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제가 개발 사업 등 건설 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그쪽에서 10억 정도 만들자고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용처를 묻는 질문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않은 지역위원장들을 포섭하는 데 돈이 쓰이곤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씨가 대선 관련해서 호남에 돈이 좀 들어간다고 얘기했다"며 "그 무렵 남욱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사가 "남욱 등 민간업자를 스폰서로 두고 돈을 받아서 정씨와 김씨 등에게 전달할 생각이었느냐"고 묻자 유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와 이 대표가 '운명공동체'로 통할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취지의 증언도 나왔다.

유씨는 "모든 것은 정진상을 거쳐서 이재명에게 올라가는 구조였다"면서 "특수한 경우에만 이재명과 직접 대화하는 상황이었으며 제가 이재명에게 보고할 때도 '진상이랑 협의했냐'는 것이 중요 포인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0년 무렵에는 이재명이 만날 때마다 정진상을 함께 데려왔다"며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정진상과 이야기한 모든 게 실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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