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당시 현장에 설치되지 않은 방호 울타리 등이 문제로 지적된 가운데, 경찰이 후속 대책에 나섰다.
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면서 배승아(9) 양이 숨지고 다른 초등학생 3명이 다쳤다.
사고 차량은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승아 양 등이 있던 반대편 인도로 돌진했는데, 사고 현장에는 중앙분리대나 인도에 방호 울타리 등이 설치돼있지 않았다.
때문에 해당 시설물들이 설치돼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과 비판이 나왔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초·중·고교와 함께 대단지 아파트와 학원가 등이 밀집해있어 어린이를 비롯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대전 서구 대낮 음주운전자의 강한 처벌과 스쿨존 지역 펜스 설치 촉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보호구역에 중앙분리대와 방호 울타리를 우선 설치하고, 대전지역 어린이보호구역 152개소를 점검해 시와 협조해서 시설물 보완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섭 대전경찰청 교통과장은 "중앙에 분리대만 있었어도 차가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은 1차적으로 예방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하고 인도 쪽에 방호 울타리 같은 게 있었으면 치명적인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진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우 도로 여건이나 예산상의 한계로 방호 울타리 등이 설치되지 못한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섭 교통과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에 대한 시민 의식을 확고하게 바꿀 필요가 있겠다는 의지를 저희도 다지고 있다"며 "시경에서 직접 주관해 주 1회 이상 권역별 주간 일제 단속을 실시하고, 서 차원에서도 주·야간 단속을 계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승아 양의 장례식은 11일 오전 눈물 속에 치러졌다. 승아 양의 발인식이 진행된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애통한 분위기 속에 유족이 승아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승아 양과 함께 길을 걷던 어린이 3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어린이는 뇌 수술을 받았고, 다른 한 어린이는 머리에서 혹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필요하며 현재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음주운전자에게는 스쿨존에서 어린이에게 사고를 냈을 때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민식이법'이 적용됐으며 현재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