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페인·잉글랜드 도움왕' 외질, 튀르키예 총선 출마?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내달로 예정된 선거에 축구 스타 메수트 외질(34)을 집권 여당의 총선 후보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시도로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예상외의 인물들을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에 포함시킬 가능성을 그동안 암시해왔다.

외질은 독일 국가대표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등에 힘을 보탰고, 프로에서는 샬케04(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했다. 지난달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내달 15일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질 이번 선거에서는 '튀르키예의 간디'라고 불리는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야권의 단일 대선 후보로 추대되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울루 후보가 재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을 앞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 현지 인터넷 뉴스 매체인 'Haber 7'은 지난 주말 외질의 출마를 알리는 기사를 올렸다.

다만 이 기사는 몇 시간 뒤 사라졌다. 또 이 나라의 양대 신문이 보도한 AKP 총선 후보 명단에도 외질의 이름은 포함돼있지 않았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접전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구원군으로 외질을 출마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이번 보도는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 이민자의 후예로 독일 국가 대표로 뛴 외질과 에르도안 대통령 간 친분은 그동안 여러 차례 노출됐다.

외질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2018년 5월 에르도안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서 독재자를 비호했다는 질타를 받자 독일 사회의 인종 차별 문제를 꼬집으며 대표팀 은퇴 선언을 한 바 있다.

다음 해 치러진 외질의 결혼식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신랑 측 하객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 아스널 등 유럽의 유명 축구 클럽에서 활약하던 외질은 선수 말년에는 튀르키예의 스포츠 클럽인 페네르바흐체와 이스탄불 바샥셰히르에서 활동했다.

할아버지가 1950년대 독일로 이주한 외질은 튀르키예계 이민자 3세로 독일에서 성장했으나 독실한 이슬람교도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우승에 크게 기여해 한때는 독일 사회의 통합 본보기로 여겨지기도 했다.

약 2주 전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한 외질의 인스타그램에는 최근에도 특별히 정치적인 게시물이 올라오지는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