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9)의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음주운전 구제 카페'에서도 처벌 강화 목소리가 나왔다. 음주운전 처벌의 회피 노하우를 공유하던 카페의 성격상 '이변'에 가까운 이 주장은 논란을 불렀다.
지난 9일 한 네이버 카페에 '승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음주운전(숙취제외) 처벌 강화되길 희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개인적으로 처분을 낮게 내리는 재판을 취합하고 있습니다"라며 "예외 없이 실형으로 다스렸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평범한 추모글 같지만 해당 글의 출처가 '행정심판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행사모)이라는 것에 이목이 집중된다. '행사모'는 음주운전 처벌 감형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곳으로 일명 음주운전 구제 카페로 통하고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음주운전 횟수별, 유형별로 대처요령을 문의할 수 있으며 행정심판 후기, 반성문 샘플 등이 공유되고 있다. 회원 수는 8만 명에 달한다.
작성자는 처벌 강화를 말하면서도 "숙취는 여러 상황이 있어 애매하다", "두 번째 적발부터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음주운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이를 두고 한 회원은 "숙취도 마찬가지죠. 뭐든 똑같습니다. 음주운전하지 맙시다"라고 일갈했다.
다른 회원은 "두 번째 적발부터? 초범부터 강력하게 처벌해야죠"라면서도 "술 안 먹고 사고 내면 보험처리로 끝인데 술 먹고 사고 내면 합의금이 최하 1억이다. 이렇다 보니 유흥가 주위에 음주운전자를 골라 고의로 사고 내 돈을 갈취하려는 사람도 생겼다"고 논점을 흐렸다.
또 다른 회원은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도 인명사고가 난다. 과속 2번 어기면 무조건 사형시킬 것이냐"며 승아양 사건의 가해자를 사형시키자는 댓글에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게 차량에 음주감지기 옵션은 왜 안하냐"며 음주시동 잠금장치 도입을 요구하는 회원도 있었다. 이는 운전자가 셀프로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규정치를 넘어서면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는 구조다.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
회원들이 댓글로 갑론을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 회원은 "여기 있는 인간들 99%가 음주 전과자들일텐데 한번도 안한 듯 말하네"라며 "누워서 침 뱉기다. 웃고 간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