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어떡해"…'스쿨존 음주 사고' 승아 양 눈물 속 장례식

김정남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배승아(9) 양의 장례식이 눈물 속에 치러졌다.

11일 오전 배 양의 발인식이 진행된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애통한 분위기 속에 유족이 승아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아이의 인형을 끌어안은 어머니는 "우리 딸 어떡해, 어떡해"를 반복하며 통곡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운구가 시작되자 어머니는 관을 쓰다듬으며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라고 말하며 또 다시 애끊는 심정을 토해냈다.

승아 양의 어머니는 운구차량에 다다라서도 좀처럼 차량에 오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영정사진 속 해맑은 승아 양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승아 양은 지난 8일 낮 길을 걷다 인도로 돌진한 승용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새벽 끝내 숨졌다.

승아 양의 목숨을 앗아간 승용차 운전자는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술을 마시고 5.3㎞ 정도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0.108%이었다.

승아 양과 함께 길을 걷던 어린이 3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어린이는 뇌 수술을 받았고, 다른 한 어린이는 머리에서 혹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필요하며 현재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스쿨존에서 어린이에게 사고를 냈을 때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민식이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전지법은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대전경찰청 피해자보호계를 통해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는 승아 양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얀 국화꽃과 함께 어떤 친구는 승아 양이 좋아하던 초콜릿과 과자 선물을 놓았고, 음주운전 없는 세상을 보여주지 못한 어른들의 반성과 사과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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