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흘째 대만 포위 무력시위…美 남중국해서 맞불 훈련(종합)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CCTV 캡처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군이 사흘 연속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또, 이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미군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이지스함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실시해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대만 상공서 폭격기로 모의 공격 훈련…항공모함도 동원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인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훈련기간 중국 군용기 수십여대가 매일 대만섬 중간선을 넘나들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한편, 실탄을 실은 폭격기가 대만 상공에서 모의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임무 영공에서 실탄을 실은 H-6K 폭격기가 조기 경보기, 전투기, 전파 방해기의 지원을 받아 대만섬의 중요한 목표물에 대한 모의 공격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공식 SNS계정을 통해 해당 훈련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전날 오전 대만섬 북부 상공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폭격기 조종사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중국군이 해당 영상을 공개한 것은 중국군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만섬에 대한 대규모 폭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훈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CCTV 캡처

이와 함께 대만해협 동쪽에 머물고 있던 항공모함 산둥함도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 일본 방위성은 산둥함에서 지난 7~9일 전투기와 헬리콥터 이착륙 훈련이 약 120회 포착됐다고 밝혔고, 중국군 역시 이 모습을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부터 10시까지 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59대와 군함 11척이 대만해협 인근에서 식별됐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3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 또는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나들었다.

美, 中 영유권 주장 남중국해서 이지스함 동원 군사 훈련

중국군의 무력시위가 날로 강도를 더하면서 미군도 맞불 차원의 훈련을 실시했다. 미군 7함대는 10일 홈페이지 성명에서 알레이버크급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 USS 밀리우스가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 부근 남중국해에서 '항행권의 자유'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성명에서 "미스치프 암초에서 12해리(약 22㎞) 이내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수행함으로써 미국은 선박들이 해당 지역에서 공해상 자유를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국제법상 높은 파도에 의해 잠기는 암초는 영해로서의 자격을 가질 수 없다"며 "미스치프 암초에 시설물을 짓는 등의 행위로 국제법에 의한 이같은 암초의 특성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 USS 밀리우스. 미군 7함대 SNS 캡처

이번 훈련이 실시된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 하이난섬에서 동남쪽으로 5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중국이 지난 1994년 무력 점가한 이후 지난 2015년부터 인공섬을 건설해 해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구축함을 동원한 미군의 이번 훈련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을 이유로 대만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고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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