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의 여유' 김선형 "4강 PO? 어떻게 즐길지 생각해야죠"

SK 김선형. KBL 제공
SK는 1쿼터 시작부터 달렸다. 17대9 리드. 하지만 김선형이 정창영에게 볼을 뺏기면서 속공 득점을 내줬다. 17대14로 쫓긴 상황에서는 무리한 슛 셀렉션으로 속공 기회를 날렸다. 김선형도 "뒤통수가 뜨거웠다"고 고개를 숙인 장면. 흐름을 내주면서 2쿼터까지 34대49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선형은 노련했다. 득점은 10점에 그쳤지만, 어시스트 10개를 배달하며 SK 공격을 완벽하게 조율했다.

SK는 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원정 3차전에서 77대72로 승리했다. 패배 없이 1~3차전을 내리 따내면서 정규리그 2위 LG가 기다리는 4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SK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는 14일부터 시작된다.

김선형은 "쉬운 경기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KCC가 전주의 분위기, 열성적인 팬들의 분위기를 잘 타는 팀이라 정규리그도 힘들게 했다"면서 "역시나 분위기를 넘겨주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수비부터 했던 것이 따라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3승으로 이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 장면에서) 뒤통수가 뜨거웠다.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 전까지 조율을 잘하다가 갑자기 두 번 공격을 그렇게 하는 바람에 분위기를 넘겨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4강 때는 그런 모습이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면서 "인간미를 조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리그 2위 LG다. 상대전적은 3승3패로 팽팽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도 2위를 다퉜지만, 득실 편차에서 밀려 3위가 됐다.

다만 LG는 아셈 마레이의 부상 변수가 생겼다. 일단 새 외국인 선수로 레지 페리를 영입했다.

김선형은 "마레이는 LG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새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잘할지는 의문이다. 다만 마레이 뿐 아니라 이재도, 이관희 등 국내 선수들이 잘 움직여주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이라면서 "LG는 2위, 우리는 3위니까 부담이 더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는 정규리그 3위였지만,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모두 MVP를 받았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선형은 담담했다.

김선형은 "자신이 있다. 나도, 워니도 부담을 즐기는 것 같다. 이보다 더한 부담도 많이 있었다. 경험이 쌓이면서 부담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오늘부터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즐길지 생각해보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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