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에 "그쪽 성향과 거리 멀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변성현 감독. 박종민 기자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논란에 휩싸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연출자 변성현 감독이 "나는 그쪽(일베) 성향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영화 '길복순' 초반 살인청부 임무를 담은 봉투에 '순천-전라'라고 쓰인 부분이 이른바 '일베' 화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한국'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등 '도시 이름-국가명'이 적힌 봉투와 달리 '순천-전라'만 '시-도'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베가 전라도에 거주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순천은 전라도, 서울은 한국'으로 표기하는데,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이 '일베'가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게 됐다.

이 같은 논란에 관해 변성현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과정에서 "감독으로서 굵직한 것만 컨펌하고 일일이 모든 걸 컨펌할 수 없다"며 "지금 연출부 친구가 나한테 너무 미안해해서 연락도 못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출부에) 그런 거 탓 안 한다고 했다"며 "내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 예상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태어나서 그 사이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그쪽 성향과 굉장히 거리가 먼 사람이라 아예 예상 못 했다"며 "앞으로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해도 이건 안 될 문제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길복순'에서 논란이 된 건 '순천-전라'만이 아니다. 극 중 길복순의 딸 길재영은 10만원 지폐에 들어갈 만한 인물로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김구, 안중근을 든 뒤 "다 사람을 죽였어"라고 말한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를 가리켜 '살인자'와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킬러'가 소재여서 일부러 그 위인들을 선택했다"며 "그 상황은 재영이가 엄마에게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진 뒤 킬러인 복순의 표정을 보는 등 복순을 떠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걸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구나 싶었다"며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만약 오해가 있다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나 혼자 준비한 영화가 아니라 많은 사람과 함께 준비했다. 억울함도 있는데, 나에 대한 이상한 선입견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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