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직지는 오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열리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1973년 '동양의 보물' 전시에서 소개된 이후 50년 만이다.
직지 하권(1377)은 고려 후기 선승 백운 경한(1298~1374)이 집필한 책을 금속활자로 인쇄한 세계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구텐베르크 성서(1455)보다 78년 앞선 고려 공민왕 21년(1377)에 한국 충청북도 청주 흥덕사에서 상·하 2권으로 간행됐으나, 현재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 1책(38장)만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 중이다.
문화원은 이번 전시와 연계해 13일 문화원 오디토리움에서 직지를 비롯한 한국불교의 인쇄 문화유산의 가치와 위상을 알리는 직지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범종 승려가 직접 강연을 하고, 고려 불교를 전공하고 직지 불어판 번역을 담당한 파리7대학 야닉 브뤼느통 교수가 통역을 맡는다.
이와함께 현존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출토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 유일의 현전 불교 대장경판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합천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기록 문화유산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직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직지, 활자의 시간여행'을 상영하고, 이어 직지 다큐 연출을 맡은 제롬 세실 오프레 감독, 프랑스국립도서관 동양 고문서 부서 로랑 헤리셰 총괄 책임관, 야닉 브뤼느통 교수, 혜원 승려가 참석하는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한다.
이일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인쇄술 발전 역사에 한국의 금속 인쇄술이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프랑스 현지 및 전 세계 관객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문화원 역시 향후 프랑스국립도서관 등 관련 연구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직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