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판 유인물 배포로 266일 구속…"위자료 1억원 지급"

이우봉(61)씨. 연합뉴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구속됐던 고등학생이 43년 만에 국가 배상금을 받게 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홍은기 판사는 최근 이우봉(61)씨와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정신적 고통에 따른 손해를 국가가 배상하라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국가가 이씨에게 약 4900만원, 이씨 아버지에게 1200만원, 이씨의 형제자매 5명에게 1인당 900여만원 등 총 1억여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이 위헌·무효임이 명백한 계엄포고령 제10호에 따라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를 강제로 체포해 구금했고 원고는 266일 동안 구금된 채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씨는 전북 신흥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동기들과 함께 총궐기를 계획했다가 군 병력에 막혔다. 또 같은 해 6~7월엔 당시 국군보안사령관이던 전 전 대통령과 군부의 광주 진압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전주 시내에 배포했다.

이씨는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전 검열 없이 유인물을 출판했다는 이유였다. 1심에서 장기 9개월 단기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이씨는 1981년 4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이씨는 재심을 청구해 2021년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받았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이씨와 가족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다며 총 1억2천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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