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년 만에 전국의 기자들을 평양으로 불러 모아 제9차 기자동맹대회를 개최했다.
경제 악화와 외부문물의 유입 등으로 사상교양과 대중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대중들에 대한 선전선동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3-4일 평양에서 조선기자동맹 제9차 대회가 열렸다고 5일 보도했다.
기자동맹 대회의 개최는 김정일 시대인 지난 200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2012년 김정은 권력승계 이후로는 첫 대회이다.
박동석 기자동맹중앙위원회 위원장의 보고에서는 "붓대포의 포성, 진격의 나팔소리를 기세 차게 울려나가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이 제기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전체 인민을 고무하는 기사, 편집물들을 기동성 있게 내보내야"하고, "새 시대 농촌혁명 강령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널리 해설 선전"해야 하며,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에 걸맞으며 인민들이 기다리고 반기는 친근한 길동무, 생활의 벗이 될 수 있는 새롭고 참신한 형식의 기사, 편집물을 더 많이 내놓아 사상사업의 실효성과 침투력을 최대로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회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출판보도부문 사업을 개선 강화할 데 대하여 하신 강령적인 말씀"을 리일환 비서가 전달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책임방송원 리춘희, 노동신문 논설위원인 동태관 등 북한 언론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4월 13일 보통강 강변 다락식(테라스 식) 주택지구의 호화 아파트를 북한의 간판 아나운서 리춘희, 수량 찬양정론 집필을 전문적으로 담당해온 동태관 노동신문 논설위원 등에게 선물하며 언론인들을 극진하게 예우한 바 있다.
북한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방역, 한반도 긴장고조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해 한류 등 외부문물 유입에 따른 사상 이완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사상교양과 통제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언론인인 만큼, 김정은 시대 들어 첫 기자동맹 대회를 개최해 대중 선전선동의 고삐를 바짝 죈 것으로 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