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면 맞아야" "독방 좋아해"…수용자 폭력에 교도관들 '부글'[이슈시개]


수도권 한 교정 시설의 수용자가 외부 진료 중 교도관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도관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 '교도소 실태1'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건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자신을 현직 교도관이라며 밝힌 A씨는 "교도소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 중에서 국민들도 알아야 할 부분을 알리고 싶었다"며 교도관이 치료를 마친 한 수용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도관 A씨가 내부망에 올린 글. 독자 제공

해당 사건은 지난달 27일 법무부 내부망에서도 공유됐다. 해당 사건의 피해 교도관 B씨는 이같은 사건을 공개하며 피해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문제수에 대한 실태 조사, 병원비와 직원들 계호업무수당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을 촉구했다.

B씨는 "병원 선번근무를 하다 보호장비 착용을 이유 없이 거부하는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상해진단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 수용자는 교도관의 정당한 지시를 무시하는 것은 예사고 조사나 징벌도 두려워하지 않을뿐더러 병실에서 교도관들을 자신의 간병이나 하수인 부리듯 한다"며 "문제수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용자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해했음에도 수천만 원이나 되는 병원비를 교정시설에서 부담한다"며 "병원비와 계호업무 수당에 대해서는 수용자에게 구상권 청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교도관들도 B씨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다른 교도관 C씨는 4일 CBS노컷뉴스에 "그 수용자를 익히 알고있다"며 "같은 시설에 있었을 때도 자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물질을 삼키는 등 자해를 서슴지 않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용자가 입원하면 추가 인력이 투입돼 근무 배치가 힘들어지는 것을 알고 협박하는 것"이라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런 수용자는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교도관 D씨는 TV, 전화, 접견을 제한시키고 독방에 보내는 등의 '징벌'을 수용자들이 무서워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D씨는 "과밀수용인데 잘됐다며 독방행을 오히려 좋아하는 재소자도 봤다"며 "그냥 며칠 버티면 된다는 식이라 그들을 통제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1월 타 교도소에서 수용자가 교도관의 얼굴에 침을 뱉고 위협한 일이 있이 있었다"며 "피해 교도관에게 커피와 영화쿠폰을 줬다더라. 수용자들의 인권만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피해 직원에 대한 대책 미비를 지적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법무부는 31일 수용질서 관련 법무부장관 특별 지시를 하달했다. △법과 원칙에 따른 강력한 조치 △보고체계 점검 △관리·감독 강화 등이 포함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 C씨는 "감사하지만 너무 추상적"이라며 "직원 폭행 사고가 그렇게나 많았는데 아직도 마땅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내부망에서는 교도관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 직원은 게시글을 통해 "수용질서 문란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현장 근무자의 조사수용 및 징벌위 회부 권한이 필요하다"며 권한 확대를 촉구했다.

또 다른 직원은 "수갑 하나만 해도 보고와 절차 과정이 많아 능동적인 사용이 어렵다"며 "보호장비 사용요건 완화 및 절차 간소화가 수용자의 직원 폭행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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