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재현은 KBL을 대표하는 수비형 가드다. 프로 3년 차에 수비 5걸에 이름을 올릴 정도. 대신 슛에 약점이 있다. 이번 시즌 31.6%의 3점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1, 2년 차에 비해 발전한 수치. SK를 상대하는 팀들은 오재현의 외곽은 버려둔다. 이른바 새깅 디펜스다.
전희철 감독은 KCC와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오재현이 3점 3방만 들어가면 이긴다. 공식이다"라면서 "시상식 때 다른 팀 감독님들께 오재현이 첫 3점슛을 넣으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첫 슛을 놓치면 버려도 된다고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SK가 10대9로 앞선 1쿼터 종료 3분43초 전 오재현의 3점포가 터졌다. 오재현의 첫 3점슛 시도. 전희철 감독의 말대로 오재현의 3점포가 림에 꽂히기 시작했다. 3점슛 5개를 던져 3개 성공. SK의 승리 공식이 완성됐다.
SK는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KCC와 6강 플레이오프 홈 1차전에서 89대73으로 승리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로 향한 경우는 50번 중 47번이다.
전희철 감독도 활짝 웃었다. 전희철 감독은 "요즘 촉이 기가 막히다. 3개 정도 넣으면 승률 100%니까 바람이었다. 정말 잘해줬다"고 오재현을 칭찬했다.
오재현도 "3점슛 3개를 넣으면 이긴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형들이 1쿼터에 빨리 3개 넣고 끝내자고도 했다. 부담보다는 재미있는 승률인 것 같다. 오늘도 3개를 넣자마자 형들이 좋아했다"면서 "3개 이상 넣은 경기를 생각해보면 첫 3점이 들어갔다. 감독님은 1~2개 안 들어가도 잊으라고 하는데, 경험이 없어서 2개를 놓치면 크게 실수한 느낌을 받는다. (김)선형이 형, 자밀 워니가 신경을 쓰지 말고 던지라고 해서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선수라고 하는 것도 수비를 잘해서 생긴 별명이다. 공겨겡서도 내가 보여주면 그런 말이 없어지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격을 소극적으로 하면 내 매치업 상대가 도움 수비를 해 4대5 경기가 된다. 내가 해결해야 나머지도 편하게 할 수 있다. 부담 없이, 또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인 수비도 만점이었다. 1쿼터부터 강한 압박 수비로 KCC의 공격을 차단했다. 정규리그 때 슬로스타터였던 SK가 1쿼터부터 쭉 치고 나간 힘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1쿼터 분위기를 잘 잡아서 편하게 경기를 했다. 수비 형태를 조금 바꿨다. 상대적으로 KCC의 슛률이 떨어져서 편하게 한 것도 있지만, 그 전에 오재현이 김지완을 압박하면서 흐름을 차단했다. 앞선 수비가 생각했던 것의 100% 안 되겠지만, 80~90% 이상 수행해줬다"고 강조했다.
오재현은 "1차전을 이기는 팀이 95% 정도 확률이 있다고 안다. 정규리그 때 슬로스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벌어지면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 처음부터 강하게 나갔다. 맞아 떨어져서 점수 차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