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시장 최민호)와 세종시회(의장 상병헌)가 갈등을 빚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출자ㆍ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의 효력이 대법원에서 결정되게 됐다.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은 3일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를 공포했다.
상병헌 의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세종시 출자 출연기관 운영 조례는 법률적 자문과 행정절차 검토, 지방의회에 부여된 권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유효하게 확정된 조례로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공포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32조는 지방의회에서 가결 확정된 조례를 자치단체장이 5일 이내에 공포하지 않으면 지방의회 의장이 공포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20일이 지나면 효력을 발생하지만 세종시가 대법원에 제소함에따라 최종 효력은 대법원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게 됐다.
세종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종특별자치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의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으며 조례의 효력을 중지하기위한 집행정지결정도 함께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례는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임원의 임면, 임원추천위원회, 임원후보자 추천에 대한 사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지난 2월 10일 제 제80회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 조례안이 상위법령인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정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문제는 재의 요구된 조례안이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달 열린 제81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재의한 결과 원안대로 가결되면서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이 확산됐다.
조례안이 재의결되려면 시의원 20명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1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13명뿐이라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4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된 것이다.
이에대해 국민의힘은 "우리 당 김학서 의원이 실수로 찬성을 눌렀다가 취소하려 했으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사무처 직원은 의장의 투표 종료 선언이 있기도 전에 전광판에 자막을 띄웠다"며 투표 과정에서의 중대한 하자를 이유로 재투표를 요구했지만 상병헌 의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같은 절차상의 하자와 집행부 자율성을 침해할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조례의 공포를 거부했고 결국 관련 법에 따라 상병헌 시의회 의장이 공포하자 대법원 제소에까지 이르렀다.
최민호 시장은 "이번 무효확인소송을 통해 조례안의 내용과 재의결 과정에서 발생한 실체적 하자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소송과 별개로 시민 삶과 밀접한 주요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의회와의 협치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임채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출자·출연기관 조례는 세종시문화재단과 세종사회서비스원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시장 추천 3명, 시의회 추천 2명, 이사회 추천 2명에서 시장 추천 2명, 시의회 추천 3명, 이사회 추천 2명으로 바꾸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