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올 시즌 개막전 역전 끝내기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첫 승을 따냈다. 절대 부족한 왼손 불펜 대한 우려에도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2 대 0 승리를 거뒀다. 전날 연장 11회말 10 대 12 끝내기 패배의 기억을 털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우완 선발 나균안이 6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개인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대호의 후계자인 한동희가 부진을 털고 차세대 주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전날 4번 타자로 나와 7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한동희는 이날 7회 결승 2타점 2루타로 0의 균형을 깼다.
당초 롯데는 전날 승리를 눈앞에 두고 놓쳤다. 두산 1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4회만 4점을 뽑아내는 등 6회까지 8 대 3으로 앞섰다.
하지만 불펜이 무너졌다. 7회말에만 5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진하, 김도규, 김상수, 구승민 등 4명의 투수가 나왔지만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두산은 이유찬의 희생타, 호세 로하스의 적시타에 이어 김재환의 3점 홈런으로 롯데 불펜을 두들겼다.
롯데는 이날 등판이 가능한 좌완 불펜이 1명뿐이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53순위로 뽑힌 이태연이다. 또 다른 좌완 김진욱이 있지만 시범 경기 난조를 보여 쓸 수 없었다.
이태연은 제 몫을 해냈다. 6회 등판해 김재환(삼진)과 양의지(좌익수 뜬공), 강승호(삼진) 등 4~6번 타자를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다만 롯데는 7회 다시 좌타 라인이 왔을 때 투입할 좌완이 없었다. 1번 정수빈, 3번 로하스, 4번 김재환을 상대할 때 이태연이 아쉬웠지만 이미 강판한 뒤였다. 롯데가 10 대 9로 앞선 연장 11회말 안타와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린 선수도 정수빈과 로하스였다.
하지만 롯데 불펜은 2일 심기일전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나균안에 이어 등판한 이태연은 2사 1, 2루 위기에서 정수빈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했다. 두산이 우타자 신성현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이태연은 흔들리지 않고 3루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9회말에도 무사 1루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마무리 김원중이 양석환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강승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롯데는 개막 전부터 주축 선수들의 뜻하지 않은 이탈로 불펜에 대한 걱정이 적잖다. 서준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퇴단을 당한 데다 김진욱, 이민석 등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으로 빠졌다. 과연 롯데가 우려를 딛고 봄에 강한 면모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