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회 제한' 경찰 때려 체포…法 "국가가 배상"

국민혁명당 당원, 국가배상소송 일부 승소


법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도심 집회를 과도하게 제한한 경찰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며, 집회 당시 경찰을 때려 체포된 참가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국민혁명당(자유통일당 전신) 당원 박모 씨가 국가와 경찰관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정부는 박씨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박씨는 2021년 8월14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 주최로 열린 '1천만 걷기 운동'에 참가했다.

경찰은 이를 1인 시위를 빙자한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광화문 일대 통행로에 차벽과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해 막았다.

박씨는 펜스를 뛰어넘어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경찰에게 퇴거 요청을 받자 경찰관을 폭행하고 철제 펜스를 집어 들어 위협했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죄로 그를 현행범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하면서 석방됐다.

박씨는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피해를 봤다며 정부와 서울경찰청장, 기동단장, 현장 경찰관들을 상대로 같은 달 19일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박씨)에 대한 현행범 체포는 명백히 위법하다"며 "불법체포된 뒤 수사와 형사재판 과정에서 겪고 감내했어야 할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慰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선 "당시 경찰의 원고에 대한 경찰력 행사는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광범위한 구역 내 집회를 전면 금지한 것은 과도하고, 박씨의 통행을 막을 법률상 근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3일간 불법 구금된 점, 북한이탈주민으로서 감시·통제에 강력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스스로 저버렸다"며 박씨와 국가 간 발생한 소송 비용은 정부가 전액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경찰관들에 대한 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변제력이 차고 넘치는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배상 청구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지만, 작년 1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도 경찰 공무집행의 위법성을 이유로 들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