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침체 우려와 자산시장 경색, 각종 감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올해 1~2월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7천억원이 감소했다.
3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이 들어오더라도 연간 세수는 정부가 짠 올해 세입예산보다 20조원 넘게 부족해질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천억원 줄었다.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등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올해 정부가 짠 세입예산 대비 국세수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를 뜻하는 진도율도 2월 13.5%로 최근 5년 평균 2월 16.9%보다 3%포인트 넘게 빠졌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총 400조5천억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세입예산을 짰다.
지난해 걷힌 세금 395조9천억원보다 4조6천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본 셈이다.
하지만 올해 2월까지 15조7천억원의 세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3월 이후 지난해와 똑같이 세금이 걷힌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예산보다 20조3천억원이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3월 이후에도 세수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세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자산세수 감소 때문이다.
부동산·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양도세와 증권거래세 등이 5조원 넘게 줄었다.
1~2월 양도세수에 영향을 미친 지난해 11~12월 주택매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3월 세수에 영향을 미칠 1월 주택매매량 역시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양도세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월부터는 주택매매량이 다소 늘어 전년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됐고, 주식 거래량도 많아져 1~2월보다는 자산세수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법인세 감소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나빠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70% 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중간예납으로 이미 납부한 법인세까지 고려하면 올해 들어오는 나머지 납부분은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이 내려가면서 공시가격이 하락한 데다 정부의 공제·세율 조정과 2주택 중과 해제 등의 효과까지 겹치면서 종합부동산세 세수도 수조 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세수가 기저효과와 경기 하강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하겠지만, 하반기 경기가 살아난다면 1분기 감소 폭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세수가 많이 증가하지 않고 자산세·법인세수 등 감소 영향이 커진다면 세입예산 대비 '세수펑크' 규모는 20조원대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올해 정부는 2019년 이후 4년 만의 세수결손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 2019년 세입예산은 294조8천억원이었는데 결산상 국세수입은 293조5천억원으로 1조3천억원이 모자랐다.
2010년 이후 세수결손이 발생한 것은 2012년, 2013년, 2014년, 2019년 등 네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