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9월 23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시즌 13승이자 통산 149승을 기록했다. 2022년이 가기 전에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150승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최연소 기록(34세2개월18일)을 보유한 양현종(KIA 타이거즈)와 열흘 남짓 차이가 났고 정민철의 최소경기 기록(347경기)와는 차이가 컸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후 두 차례 정규리그 등판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최연소 기록 도전은 물거품이 됐고 최소경기 기록 경신은 다음해로 넘겨야 했다.
해를 넘겨 '디펜딩 챔피언'의 에이스로서 4년 만에 개막전 무대를 밟은 김광현에게 더 이상 기다림은 없었다.
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해 SSG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김광현은 정규리그 통산 327경기 만에 150승 고지를 밟았다. 역대 최소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KBO 리그 역사상 통산 150승을 넘긴 투수는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양현종(159승), 이강철(152승)에 이어 김광현이 다섯 번째다.
SSG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지키는 김광현에게 통산 150승 달성은 시간 문제였다. 김광현이 그보다 더 간절하게 기다렸던 것은 개막전 승리였을지도 모른다.
김광현이 개막전 승리투수로 우뚝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광현은 이전까지 세 차례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결과는 2패, 평균자책점 8.04로 안 좋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과 경기에서 5이닝 4실점(3자책)에 그쳤고 2016년 kt 위즈전에서는 4⅔이닝 7실점으로 흔들렸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9년에는 다시 kt를 만나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키움 히어로즈의 강속구 투수 안우진과 함께 개막전에 나선 유이한 토종 선발투수다. 그들은 구단이 외국인투수들을 제치고 중책을 맡겼을 정도로 기량에 대한 신뢰가 높고 상징성도 크다. 그만큼 부담도 많은 자리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개막전에서 국내투수가 선발승을 따낸 건 코로나19로 인해 5월5일 개막했던 2020년의 LG 차우찬과 올해 김광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