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 대 3(20-25, 22-25, 22-25)으로 완패했다. 5전 3선승제 챔피언 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다.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무기력한 패배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남자 배구의 인기를 위해 세트를 따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만들려 했는데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잘 버텨줬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 팀 내 최다인 16점으로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미비했다. 특히 무릎 통증을 앓고 있는 외국인 선수 오레올(6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최 감독은 이날 오레올이 기존 아포짓 스파이커가 아닌 미들 블로커로 자리를 옮긴 것을 패인으로 짚었다. 그는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포지션을 바꿔서 공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다른 공격수한테 연결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막판에는 허수봉마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세트 스코어 0 대 2로 뒤진 3세트, 22 대 22로 팽팽한 상황에서 허수봉이 실책 2개를 범하며 추격을 위한 실낱 희망이 사라졌다.
경기 후 허수봉은 자신의 실수에 자책하며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허수봉은) 에이스이기 때문에 그 정도 범실은 나올 수 있다"면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위기를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다독였다. 이어 "더 잘하라고 하는 건 욕심이다. 위기 관리 능력만 조금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3일 홈 구장인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마저 놓친다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최 감독은 "고비 때 좋은 연결을 통해 공격을 풀어갈 수 있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면서 "홈 구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